지난 주말, 지인의 집에 들렀다 특이한 꽃을 발견했다.
꽤(?) 오래 산 것 같은데 왜이리 처음 보는 꽃이 많은지...
아마 예전에는 꽃을 보든 뭘 보든 대충 스치며 봤기 때문에 기억에 없을 것이다.
요즘은 오만 것들이 다 신기하고 아름답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꼭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이것은 블로그 하는 사람의 숙명인가? 폐해인가?
어제는 자주 들르는 곳에 참새가 한 마리 들어와서 다들 내보내려고 하는데,
혼자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참새는 잠시도 내게 틈을 주지 않고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지만, 그 친구는 살기 위해서 나는 것이니 쫓아갈 수가 없었다.
문도 활짝 열고, 창문도 모두 열어 놨는데도 쉽게 나가지 못했다.
나는 내심 사진만 한 방 찍고 가거라 했는데,
이 친구가 정신없이 날다가 피아노 위의 거울에 부딪치고 말았다.
쿵 소리와 함께 피아노 뒤로 떨어졌다.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달려갔는데,
내가 살펴 볼 겨를도 없이 금세 일어나 포르르 날아올랐다.
정신이 없는 것인지 여기저기 자꾸 부딪쳤다.
그제야 나는 사진 찍기를 그만두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냥 지켜보자고 했다.
모두가 가만히 있자, 진정이 됐는지 한참만에 문 밖으로 날아갔다.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그냥 관심이 아니라 이곳에 그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은 욕심이다.
욕심을 좀 더 내려놓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난는 동식물에 집중해야겠다.
다시 꽃 이야기로 돌아오가보면
그 특이하고 예쁜 꽃의 이름은 브라질아부틸론이다.
브라질아부틸론
원산
열대와 아열대지방.
(남아메리카,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
개화
4~10월
조건만 맞으면 겨울에도 개화.
(식물원, 화원에서는 연중 꽃을 볼 수 있음)
꽃
자웅동주,
처진 줄기의 잎겨드랑이에서 종 모양 꽃이 아래를 향하여 핌.
빨간색이 꽃받침, 노란색이 꽃.
잎
어긋난 화살촉 모양,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음.
용도
화분식물 및 정원수,
샐비아처럼 달콤한 맛이 나는 꽃은 샐러드나 주스의 원료(중남미),
매운맛, 신맛, 단맛이 있으나 단맛이 강해 허브꽃밥에 이용,
(노란 꽃을 당기면 달콤한 꿀이 나옴)
약용으로도 쓰임.
번식
꺾꽃이 & 종자
재배
물을 좋아하고, 성장 속도가 빨라 과한 거름은 피해야 함.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고 내한성이 강한 편이지만 밖에서는 월동하지 못함
화분 재배시 덩쿨 식물이라 지주대를 세워야 함.
브라질아부틸론은 잎이 단풍잎과 비슷하다고 해서 '꽃단풍',
꽃 모양이 종을 닮아 '청사초롱꽃'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꽃들이 얼굴을 위로 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래로 핀 모습이 겸손하다 못해 공손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꽃말이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이다.
겉모습만 보고 잘도 갖다 붙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과거 혼례 때 가마를 탄 신부 곁에 있던 청사초롱이 떠오르기도 한다.
원래 색은 더 빨갛고, 노란데 사진이 좀 탁하게 나온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이었다.
그때 문득
그 자리, 그 모임에서 나는 어떤 존재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브라질아부틸론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그런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내가 저 꽃처럼 붉고 노란 꽃을 피울 수는 없으니
고개를 숙이는 것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이 그런 말을 하셨다.
내 자랑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떠나고,
남 자랑이 많아지면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고.
어쩌면 브라질아부틸렌 꽃은 주변에서 자랑을 많이 해서
저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자랑하기 보다는
남을 자랑하는데 더 힘쓰고,
누가 내 자랑을 해주지 않아도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참고]
[야생화] 브라질아부틸론
[그린플로라] 아부틸론은 어떤 식물?
[네이버블로그] 퀘럼네 베란다 정원
[중앙일보] 미리 만나는 봄... 카메라 하나 들고 식물원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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