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지도
낭만탐험가 / 2017. 11. 2. 15:43 / 탐험일지/노래에서 만난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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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팬텀싱어2를 보는데 선곡하는 장면이 나왔다. 더 좋은 노래, 자신들에게 맞는 노래를 찾기 위한 선곡은 피가 마르는 작업이었다. 출연자들은 이를 두고 '선곡지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동요에서부터 민요까지 안 들어보는 장르의 노래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노래를 듣고 또 듣고 부르고 또 불렀는데, 유일한 외국인 참가자인 시메가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왔다.


그 노래는 바로 가왕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다.


어릴 때 TV에서 많이 들었는데 조금 커서는 코미디언들이 코믹하게 많이 불러서 좀 웃기는 노래가 아닌가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왜 이 노래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썩은 고기로 비유되는 비교적 쉬운 일을 찾는 하이에나가 되지 말고 설산에서 얼어죽을지언정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산을 오르는 표범과 같이 어렵더라도 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청춘의 의지가 가슴에 와 닿는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양인자 작사 / 김희갑 작곡 / 조용필 노래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 다니는 산 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서 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 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나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 이야기]


이 노래는 조용필 8집 5번째 수록된 곡으로 장장 6분여의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이 노래를 만든 작곡가는 '상아의 노래', '눈동자', '그 겨울의 찻집', '잊혀진 사람', '킬리만자로의 표범', '사랑의 미로', '큐', '타타타', 등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김희갑 작곡가이다.


김희갑 작곡가는 아무에게나 노래를 주지않고, 수차례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이유로 같은 가수도 세 번 이상 같이 일해본 적이 거의 없을 만큼 엄격하고 까다롭게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6년 조용필 8집이 나오기 전 조용필은 자신의 곡이 아닌 지금까지와 다른 색깔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서 꼬냑 한 병을 사서 김희갑 작곡가를 찾아왔다고 한다. 마침 아내인 양인자씨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했다.


"노랫말은 쓰고 싶은 말을 다 쓸 수가 없어요. 얘기를 시작하면 금방 끝내야 되잖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그럼 쓰고 싶은 말을 다 써 봐. 그럼 내가 알아서 멜로디를 붙일게."


그리하여 양인자씨는 바다처럼 광활하게 펼쳐지는 멜로디에 맞게 기승전결이 있는 가사를 시도했고 그렇게 나온 노래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다. 양인자 작곡가는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 나오는 구절을 모티브로 가사를 썼다고 한다. 이 소설에는 이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서쪽 봉우리 정상에는 얼어 붙은 한 마리의 표범의 시체가 있다. 도대체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은 무엇을 찾고 있었던가? 아무도 설명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 노래를 두고 듣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데 양인자 작곡가는 20년 간 숱한 좌절을 겪었던 본인의 아픔을 담았다고 한다. 신춘문예에서 수도 없이 떨어지면서 느꼈던 좌절과 그것을 딛고 일어나려는 의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가사를 쓰며 제 스스로 위로를 받았어요.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라는 가사는 힘든 현실 속에서도 저 너머에 잇는 희망을 보자는 뜻이었죠."


첫 부분은 처음에 랩처럼 하기로 했으나 당시 랩은 전혀 생소한 장르였기에 결국 독백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노래를 완성한 후 음반제작사인 지구레코드를 찾아갔을 때 첫 반응은 말도 안된다였다고 한다. 당시 가요가 3분 20초~30초 사이인데 이렇게 긴 노래를 방송국에서 틀어줄리 없다는 게 지구레코드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희갑 작곡가는 끝까지 우겨 실랑이 끝에 음반 끝에라도 넣어야한다고 고집을 부렸고 어렵고 녹음을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지구레코드의 임정수 회장과 만났는데 노래를 들어본 임회장은 깜짝 놀라며 조용필이라면 그냥 말하는 것도 상품가치가 있다는 말로 사람들을 설득해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하게 된다. 그리하여 A면 5번째 마지막 노래가 조용필 8집의 타이틀 곡이 되었다. 이 앨범에는 '바람이 전하는 말', '그 겨울의 찻집', '내 가슴속에 내리는 비', 등 김희갑 작곡가의 노래가 5곡이 포진되었고 출시되자마자 빅히트를 쳤다.


당시 무명이던 배우 최민수는 눈발이 흩날리는 한계령을 넘으며 차에서 이 노래를 듣다가 차를 멈췄다고 한다. 후에 그는 그렇게 감동적인 노래는 처음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노래를 통해 조용필은 김민기, 양희은, 송창식 등 통기타 음악을 좋아했던 대학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국민가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이렇게 긴 노래에 젊은 청춘의 이상과 현실을 모두 잘 담아낸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님도 대단하고 열정적으로 이 모든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낸 조용필 가수도 대단하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남겨줘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이건 헤밍웨이한테 물어봐야 하는 것 같기도 한데 킬리만자로에 표범이 살까?

표범은 어떤 동물일까?



표범

 

몸길이 

180~220cm


몸무게 

50~80kg


크기 비교

호랑이 > 사자 > 재규어 > 표범

 

색깔

담황색, 갈색에 검은 반점

등의 검은 무늬는 매화 모양


생활

단독 생활

야행성


먹이

아프리카 : 톰슨가젤, 임팔라, 영양, 원숭이, 흑멧돼지, 토끼, 새, 물고기 등

아시아 : 사슴, 어린 물소, 영양, 멧돼지, 원숭이, 양, 염소 등

극동지방 : 멧돼지, 노루, 너구리, 토끼, 새 등


새끼

임신기간

90~105일

한 배에 2~4마리 많게는 6마리의 새끼를 낳음

1년 후 독립

3년 성적 성숙


분포

아시아~아프리카 전역

한대~열대

암석지 / 초원 / 관목림 / 삼림

킬리만자로 산의 5,100m 지점까지 볼 수 있음


우리나라

1973년 창경궁에서 우리나라 마지막 표범이 사망(1962년 합천 오도산에서 포획된 수컷).

1970년 경남 함안 여항산에서 길이 160cm 수컷 표범이 잡힌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마지막 야생 표범.



위키백과에 보면 분명히 킬리만자로 산의 5,100m 지점까지 볼 수 있다고 나온다.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로 1926년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의 정상(5,895m)에 오른 영국 탐사팀은 정상 근처에서 표범 시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일행은 증거로 표범 귀를 잘라왔고 헤밍웨이는 1936년 '에스콰이어'에 '킬리만자로의 눈'이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니까 헤밍웨이가 한 이야기는 그냥 허구는 아닌 것이다. 헤밍웨이도 그게 궁금했던 거다. 왜 표범이 만년설이 있는 정상에서 얼어죽어 시체로 발견됐을까? 왜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까? 아무도 모른다고 하니 그걸 모티브로 킬리만자로의 눈이라는 소설을 쓰지 않았나 싶다. 


나무도 잘 타고 환경 적응력도 좋은 표범이니까 추운 지방에서도 웬만큼 잘 살 수 있다고는 하나 킬리만자로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키보봉은 빙하로 덮인 용암지대로 표범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한다. 화산탄과 바위가 이어져 숨을 만한 숲이나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첫 목격 이후 지금까지 아무도 표범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나의 추측으로는 먹이를 쫓아 산 정상에 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나무를 잘 타는 어느 표범이 눈 앞에 보이는 산을 보고 꿈을 꾸기 시작한다. 저 산 위에는 뭐가 있을까? 저 산도 오를 수 있을까? 하다가 산을 올라야겠다는 꿈을 실현하고자 마침내 발을 내딛는다. 한 발, 한 발, 쉼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먹이가 없고, 산소가 부족한 상황을 이기고 마침내 정상에 도착한다. 그 표범은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 본 유일한 동물(사람 포함)이 되었고 그 벅찬 환희 속에 얼어 죽은 것이다.

이렇게 동물들은 사람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특히 작가들에게 무한 영감의 원천이다.


너무 소설적인가? 헤밍웨이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책을 읽어봐야겠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킬리만자로에 가면 표범이 사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때마다 가이드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표범에 집착하느냐고 되묻는다고 한다.


그 이유야 뭐, 우리의 가왕 조용필님이 그렇게 불렀으니까 궁금한 거다. 

못 봤으면 말고.


도대체 킬리만자로는 어떤 산이길래 이리 회자되는 것인가?



킬리만자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


의미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위대한 산'이라는 뜻


구성

동남쪽으로 길고 넓게 자리 잡은 화산.

서쪽부터 시라봉 3,962m, 키보봉 5895m, 마웬지봉 5,149m 세 봉우리로 구성.

만년설로 유명한 키보봉을 우후루 피크라고 부름.


세 봉우리의 전설

옛날 키보와 마웬지라는 형제가 살았는데 게으른 마웬지는 형인 키보에게 늘 불씨를 빌렸다.

어느 날 마웬지가 하루에 세 번 불을 꺼뜨리고 불씨를 빌리러 오자 화가 난 키보가 마웬지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래서 마웬지봉의 정상이 찌그러졌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발견

 - 1848년 독일 선교사 레프만과 크라프에 의해 유럽에 알려짐.

 - 당시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만년설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음.

 - 1889년 독일 지리학자 한스 마이어와 오스트리아 등산가 푸르트쉘러가 키보봉 정상을 밟음으로 만년설을 증명. 


기원

- 킬리만자로는 원래 케냐 땅이었으며 케냐에는 제일 높은 킬리만자로와 그 다음으로 높은 케냐산을 다 가지고 있었다. 탕카니카(지금의 탄자니아)를 다스리던 독일 황제는 산을 좋아하여 케냐를 다스리던 영국 여왕이자 숙모에게 두 산 중 하나를 달라고 졸랐다. 영국 여왕은 조카의 생일 선물로 킬리만자로가 탕가니카로 들어가도록 지도에 자를 대고 국경을 새로 그렸다. 이 일로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도 결정지어졌으며 킬리만자로는 그때부터 탄자니아의 산이 되었다.   


기후

원시림 지대 : 마랑구 게이트(입산신고소, 1980m)~만다라 산장(2,700m)

관목 지대 : 만다라 산장~호롬보 산장(3,700m)

고산성 사막 지대 : 호롬보 산장~키보 산장(4,700m)

화산재 경사 지대 : 키보 산장 ~ 길만 포인트(5,685m)

빙하로 덮인 용암 지대 : 길만 포인트 ~ 우후루 피크(5,895m)


트랙킹 루트

마랑구 루트 : 완만, 일명 코카콜라 루트로 가장 쉬운 코스, 정상까지 4박 5일 걸림. 

                  일반인도 오를 수 있는 루트이지만 3,000m가 넘으면 고산증세로 포기하기도 함.

움브웨 루트 : 오르기 힘들지만 경치가 좋음.

마차메 루트 : 빠른 고도 상승으로 고소적응이 어려움.

므웨카 루트 : 산을 가로 지름.

롱가이 루트 : 유일하게 북쪽 능선을 타고 정상을 오르는 루트. 가장 덜 붐비는 루트, 5박 6일 코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코스, 열대우림에서 출발해 고산 사막지대와 만년설의 모두                      경험할 수 있음. 

쉬라 루트/레모쇼 루트 : 가장 긴 거리를 걷는 루트.


자료를 찾다보니 표범이 있든 없든, 킬리만자로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


"죽기전에 킬리만자로 등반!"


노래에서 만난 표범도 킬리만자로도 현실과 동떨어진 듯 보이지만,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나의 현실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킬리만자로와 같지 않나 싶다. 오늘 이야기에서 킬리만자로와 표범이 주는 교훈은 삶이 아무리 척박할지라도 그럼에도 올라가보라는 위로와 격려, 꿈의 고귀함이 아닐까?





[참고]

[경향신문] 나의 젊음, 나의 사랑 작곡가 김희갑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조용필

[중앙일보] '킬리만자로의 표범' 만든 김희갑, 양인자 부부

[위키백과] 표범

[chosun.com] 만만한 듯, 아득한 킬리만자로... 표범은 흔적조차 없었다

[오마이뉴스] 눈 덮인 킬리만자로, 그러나 표범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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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탐험가 / 2017. 10. 19. 11:47 / 탐험일지/노래에서 만난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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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이 끝날 무렵, 신해철 형님의 부고를 들었다.

믿을 수 없어 몇 번이나 기사를 보고 또 봤던 기억이 난다.


삶과 죽음은 얼마나 가까운지 

불과 얼마 전까지 TV에서 건강한 모습을 본 것 같은데

 갑작스런 소식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난 신해철의 팬이었구나.'


어릴 때부터 늘 그의 노래를 듣고 자랐으면서 왜 한 번도 팬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의 직설적인 화법이 부담스러웠을까?


다 알고 있고, 공감하지만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누구보다 용기있게, 소신있게, 당당하게 말했던 사람이 신해철이었다.


가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불합리, 부조리, 부당한 것에 맞섰던 사람이었다.


나는 왜 그를 앞에서 응원하지 못하고

뒤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을까?

 

2010년 6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을 뽑아 달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민물장어의 꿈'이다. 팬이면 누구나 알지만 뜨지 않은 어려운 노래다.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


민물장어의 꿈...

제목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노래를 듣는 순간,

아주 오래 전 들었던 기억이 났다.


매우 서정적이고 악기 편성도 단순해서

왠지 그의 노래가 아닌 것처럼 느꼈던 그 곡이었다.


당시 내가 은연중에 그에게 바란 것은 

현란한 반주에 직설적인 가사를 선언하듯 당당하게 부르는

HERE I STAND FOR YOU

같은 노래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부재 후에 '민물장어의 꿈'을 다시 들어보니

그가 오래전부터 창작을 위한 고뇌의 길을 홀로 쓸쓸히 걸어왔구나 하는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민물장어의 꿈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 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이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는 아직도 응원곡으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정말 놀라운 데뷔곡이 아닐 수 없다.


솔로곡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역시 명곡이다.


그리고 넥스트의 주옥같은 명곡들.


그의 표현대로라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끝나고 물이 넘칠 즈음

그는 돌연 음악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공부하며 만든 노래가

<민물장어의 꿈>이다.


절친 남궁연씨의 인터뷰를 보면 

소음 때문에 식탁 두 개에 이불을 씌워놓고 녹음을 했다는 

그 앨범에 들어있는 곡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하필 민물장어였을까?





민물장어(뱀장어)


장어류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유성 어류.

성장 후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 반대.

유생기 때 강으로 올라와 5~12년을 산 후 멀고 깊은 바라로 떠나,

태어난 2,000~3,000m 심해에 알을 낳고 수정 후 죽음.

갯장어, 붕장어와 달리 등지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뒤에서 시작함. 



댓잎뱀장어

유생기의 뱀장어는 투명하고 버드나무 잎과 같은 모양이라 댓잎뱀장어라고 부름.



실뱀장어

댓잎뱀장어가 자라며 하구 근처에 도찰할 무렵이면

가늘고 투명한 실뱀장어로 변태하여 강을 거슬러 오름.

3월 초에서 말경 실뱀장어를 잡아 뱀장어 양식의 종묘료 사용함.



풍천장어

뱀장어 중 최고로 인정받는 풍천장어.

풍천은 지역명이 아닌 바람 風, 내 川의 풍천.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들어올 때 육지를 향해 부는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함.

풍천장어가 특산인 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 유역.  




가끔 보양을 위해 먹는 뱀장어가 민물장어였다.

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에서 산 뒤

다시 바다로 돌아가 알을 낳은 후에 일생을 마감하는 녀석이었다.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기억하고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나

강을 거쳐 바다로 가는 민물장어나 둘 다 대단하다.


태어나긴 했지만 오랜시간 살아온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여정은 얼마나 외롭고, 고될까?


신해철 형님 역시 그간 구축해놓은 인기로 편안히 살 수 있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그룹에서 솔로로, 밴드로, 유학으로 잠시도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 덕에 나는 좋은 노래를 많이 들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민물장어의 꿈에서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라고 하셨는데,

그 누구의 평가가 아닌 자신만의 기준에서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남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르셨던 것일까?


만약 그곳에 도달했다면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셨을까?


가사에 '언젠가'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그리고 평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존심을 고려하면 

아직 그곳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분명 손사레를 칠 것 같다.


그만큼 욕심이 많고 완벽을 추구한 창작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이상 기회가 없다.


아직도 그의 죽음을 두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기 때문이다.


원이이 뭐든 이제는

돌이킬 수 없기에 더 안타깝다.


뮤지션이 아닌 한 인간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빠로, 자식으로

더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음악을 주다 보니 시간이 많이 모자랐던 건 아니었을까?


그런면에서 그의 음악을 듣는

우리 모두는 인간 신해철에게 빚을 지고 있는지 모른다.


이제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를 오래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보기에 가수 신해철은 

고난의 여정을 통해 수없이 많은 완성도 높은 곡을 만들어냄으로써

가고자 했던 그곳에 이르셨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심장이 터질 때까지 노래하고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신 것 같다.


하지만

그의 꿈은 그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을 통해

계속 이어져 갈 것이다.


그러니까

민물장어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기를....

 







[참고]

[네이버캐스트] 이미지 사이언스 '장어' 

[한겨레] 신해철 "내 장례식장에서 퍼질 곡" '민물장어의 꿈'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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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탐험가 / 2017. 10. 11. 15:02 / 탐험일지/노래에서 만난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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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마음이 촥 가라 앉는다.

이럴 때 무슨 노래를 들으면 좋을까?


고르고 고르다 고른 노래는 루시드폴.

루시드폴의 노래는 히마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듣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화로워진다.


특히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 '고등어'라는 노래는 참 좋다.



고등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 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 만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 동안 내가 지켜온
수 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진짜 고등어가 이럴까마는 이런 마음으로

우리 밥상에 오른다면 정말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이 노래는 루시드폴이 스웨덴 유학시절에 

즐겨먹던 고등어를 화자로 해서

오늘을 열심히 사는 서민들에게 바치는 송가라고 한다.


박사학위까지 따고 연구자로 살 수도 있지만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한 뒤 만든 4집 레미제라블에 있는 노래이다.


4집은 화려한 다른 악기 없이 기타와 피아노에

따뜻한 루시드폴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제목을 앨범 제목으로 정한 이유는

극중 한 명도 행복한 사람이 없어 보인다는 데서 착안하여,

죽은 사람들, 슬픈 사람들, 가진 게 없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노래는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고,

'레미제라블'은 프랑스가 아닌 우리의 불안한 과거를 노래했으며,

'파트1'은 신념을 지키기위해 싸우다 죽은 남자를,

'파트2'는 그 남자를 보내고 슬퍼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노래가

지금의 나에게 큰 위로를 준다.


이런 노래를 만들어 준

루시드폴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물론 고등어는

예전 김창완씨의 노래로 이미 유명하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등어를 매개로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한 곡인데

이 곡도 좋다.


그러고보니 

고등어는 어릴 때부터 많이 먹어왔던 친숙한 생선이다.



고등어


길이

약 40cm.


빛깔

등은 녹색.

검은색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분포.

배는 은백색.


생활

바다 표층과 중층의

수온 10~20도씨의 맑은 물에서 생활.


산란기

5~7월.


먹이

정어리, 망둥어, 전갱이 등 어류,

멍게, 갯가재, 새우, 오징어 등 무척추동물,

새끼는 동물성 플랑크톤 섭취.


천적

가다랭이, 황새치, 상어.


분포

태평양 일대, 인도양 일부 지역.


특성

빛을 좋아함(추광성),

무리를 지어 생활함(군집성),

등이 푸름.




고등어 영양소


고등어는 특히 지금과 같은 가을에 제일 맛나다고 한다.

오죽하면

"가을 고등어와 가을 배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

는 속담이 있을까?


이렇게 가을 고등어가 맛있는 이유는

겨울을 대비해 가을에 먹이를 많이 먹어

지방 함량이 100g당 20g이 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될 것 같다.


고등어는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DHA와 EPA가 풍부한데,

DHA와 EPA 하루 권장량인 1~2g은 고등어 100g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또 DHA는 다 알다시피 뇌 신경을 활성화해 머리를 좋게하고

치매,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동맥경화,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그런가하면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에서 응고를 막아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예방을 돕는다고 하니

그야말로 영양 덩어리이다.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


그런데

이러한 고등어가 작년 한 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려 홍역을 치룬적이 있다.


조리에 의한 실내공기질은

조리시간, 식재료의 양, 사용 연료 등 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러한 변수에 대한 고려 없이

고등어 구이 때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의 

최고 27배나 나온다고 일반화한 뒤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등어 가격이 내리고 어민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환경부는 해명을 내고 

고등어가 영양가 높은 우수 어종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정말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자연산보다 비싼 양식 고등어


대부분의 자연산 생선은 양식보다 비싸다.

하지만 고등어은 예외이다.


고등어는 횟감으로 가장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회가 부드럽고 비린내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자연산은 횟감으로 팔 수가 없다고 한다.

활동성이 강해 수조에 넣으면 바로 죽기 때문에

자연산은 구이나 자반용으로만 팔린다.


하지만

양식 고등어는 원래 수조에서 자랐기 때문에

횟집에서도 수조에서 금방 적응해서 싱싱한 횟감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자연산보다 양식 고등어가 5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나의 값싼 입이 고등어회를 먹었을 때도

다른 회와 달리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내 입맛에는

고등어 조림이 딱 맞다.


특히 김치를 넣어 만든 김치 고등어 조림은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김치 고등어 조림



재료(1인분)

고등어 1마리

김치 4줄기

쌀뜬물 1/2컵


조림장 재료

홍고추 1개

간장 1큰술

대파 1/3대

양파 1/4개

설탕 1작은술

물엿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포도씨유 1큰술

다진생강 1작은술

청주 3큰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고춧가루 2큰술

후추 약간


요리법

준비 : 10분 > 조리 25분 > 요리 35분


1. 잘 익은 김치를 양념속을 털어 내지말고 자연스럽게 묻어 있도록 한.


2. 분량의 쌀뜬물을 준비한다.


3. 파, 양파, 마늘, 고추는 굵직하게 다진.


4. 조림장 재료를 넣어 양념을 만든.


5. 냄비에 양파와 무를 깔고 고등어와 김치를 넣는.


6. 그 위에 양념장을 올리고 쌀뜬물을 재료가 잠길 정도로 넉넉하게 넣어준

(쌀뜬물을 사용하면 감칠맛도 돌지만 고등어의 잡내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7. 센불에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중, 약불로 줄여 조림장이 반 이상 졸아든다는 느낌으로 푹 졸여준

(양념장에 오일을 약간 넣으면 조림이 더욱 부드럽.)


8. 그릇에 고등어를 김치로 돌돌 말아 담으면 맛과 멋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





그것뿐인가?


고등어구이는 고갈비라는 별명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의 반찬으로 안주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특히 안동은 간고등어가 유명하다.



안동 간고등어 유래


예부터 안동은 영덕으로부터 해산물을 운반해 먹었다.

동이 틀 무렵 영덕의 강구항을 출발해도 

날이 저물어 임동의 챗거리장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 안동까지 가는 길은 10리가 남았는데,

고등어가 상하려고 하는 것이다.


간잽이는 이곳에서 고등어 배를 갈라 왕소금을 뿌렸다.

이 고등어는 안동까지 오는 동안 바람, 햇볕에 자연 숙성되었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물기가 빠져 나왔다.


그리하여

안동에 도착했을 때는

생물보다 오히려 더 육질이 단단해지고

간이 잘 배어 맛있는 간고등어가 된 것이다.


게다가 

안동은 예부터 동성촌, 집성촌이 발달하여

마을 내 교류가 잦았는데

축제, 장례식, 의례 등 여러 행사 때

싸면서도 격식을 챙길 수 있는 역할을 해 준 것이

바로 간고등어였다고 한다. 


지금도 고등어 가격은 

안동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동간고등어의 생산량이 

우리나라 전체 고등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안동 사람들의 간고등어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 같다.




오늘 밤에는 식구들과 오손도손 모여앉아

고등어구이나 조림을 먹어야겠다.

이왕이면 안동간고등어로.


그리고

루시드폴의 노래에 나오는 고등어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참고]

[한겨레블로그] 고등어의 위로를 받다 - 루시드폴

[가사집] 고등어 - 루시드폴

[위키백과] 참고등어

[All about food] 연중 맛이 가장 뛰어난 가을 고등어

[한겨레] 고등어가 미센먼지 주범은 오해, 환경부 뒤늦은 해명 나서

[중앙일보] 양식 고등어가 자연산보다 비싼 까닭

[올레시피 코리아] 김장김치 고등어조림 레시피

[안동간고등어센터] 안동간고등어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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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탐험가 / 2017. 9. 19. 15:47 / 탐험일지/노래에서 만난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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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조용필의 '못 찾겠다 꾀꼬리'라는 노래를 들었다.

예전 노래이고, 그냥 가사가 동요같다는 생각만 가지고 

비트를 느끼며 고개를 까딱까딱하고 있는데


오마나!

어머, 얘 좀 봐?


가사가 신나는 비트와 상반되게 슬픈 것이다.

노래는 또 왜이렇게 잘하시는 건지...

'얘들아, 얘들아' 하는 부분에 이르자

갑자기 뭔가 울컥하면서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뻔했지만 운 것은 아니다.

ㅠㅠ


어릴 적 숨바꼭질 할 때

날은 어두워졌는데

친구들을 찾지 못해

무서워서 울어버린 기억도 나고,


이를 비유하여

어릴 적 꿈들이 숨어버려

지금 찾을 수 없다고 말하는 가사도 확 와 닿았다.


꿈을 찾지 못하는 영원한 술래.


캬아, 어찌 이런 가사가...



못 찾겠다 꾀꼬리


작사 김순곤

작곡 조용필

편곡 이상준 ,차길완


못찾겠다 꾀꼬리

못찾겠다 꾀꼬리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서면

어린 시절 술래잡기 생각이 날꺼야

 

모두 숨어버려 서성거리다

무서운 생각에 나는 그만 울어버렸지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2)

 

하나 둘 아이들은 돌아가 버리고

교회당 지붕위로 저 달이 떠올 때

 

까맣게 키가 큰 전봇대에 기대 앉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엄마가 부르기를 기다렸는데

강아지만 멍멍 난 그만 울어버렸지

 

그 많던 어린 날의 꿈이 숨어버려

잃어버린 꿈을 찾아 헤매는 술래야

 

이제는 커다란 어른이 되어

눈을 감고 세어보니

 

지금은 내 나이는

찾을 때도 됐는데 보일 때도 됐는데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2)


 


이 노래는 가왕 조용필님이 1982년 발표한 

정규음반 4집 첫 번째 트랙에 있는 곡이다.


당시 KBS 가요톱텐 8월 셋째 주~11월 첫째 주까지 

무려 10주 연속 1위에 오른 곡으로

초울트라 메가 히트곡이다.


사랑노래도 아니고,

이별노래도 아닌데

이렇게 초히트를 할 수 있다니...


가왕 조용필님의 인기와 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이런 명곡이 탄생하게 되었을까?



노래 '못 찾겠다 꾀꼬리'에 대하여


이 노래는

1980년대 초반 방황하던 조용필이 

경봉스님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탄생했다고 한다.


경봉스님 :

 “뭐하는 놈인고?” 


조용필 :

“가수입니다.” 


경봉스님 :

“그러면 네가 꾀꼬리구나. 

무슨 말인지 아느냐?”


조용필 : 

“모르겠습니다.” 


경봉스님 :

“그걸 찾아보이라.”


꾀꼬리는 흔히 노래 잘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니

'가수'한테 할 수 있는 말인데

찾아보라고 한 걸 보면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노래에 대해 조용필 본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못 찾겠다 꾀꼬리고추잠자리와 함께 동심을 표현한 노래다

고추잠자리를 발표한 지 1년 만에 내놓았다

고추잠자리를 작사했던 김순곤씨가 또 가사를 썼다.

 

이 노래는 고추잠자리와 정서는 비슷하지만, 템포는 전혀 다르다

강한 비트를 넣어 록의 느낌을 강하게 했다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보자는 데 중점을 뒀다

얘들아~” 대목의 화음이라든지

당시 국내에는 없던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뜻이었다

록에 국악을 접목한 자존심을 만든 것처럼

새로운 시도로 가요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가사적으로는 동요와 접목을 시도했다

난 아니야도 그런 경우인데, 두 노래 모두 4(1982)에 수록됐다

무등타기·술래잡기 등은 나 개인의 추억일 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추억이기도 하다

동요는 성인이 되면 잊어버린다

이 때문에 어른이 돼서도 부를 수 있는 동요적인 가요를 만들고 싶었다

노래를 부르며 순수했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노래 말이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지만

그 시간은 짧고 지나가면 추억일 뿐

그 시절 불렀던 동요를 어른이 되어서는 부르지 않는다.


하지만

동요적인 가요가 있다면

어른들도 마음놓고 부를 수 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가사에 담긴

순수했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위에 나온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 조용필은 어른이 부를 수 있는 동요적인 가요를 생각했고

이는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강하게 어필하여

전국민이 따라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폭발적인 인기로 가요 프로그램의 1위를 제한하는 계기가 되었고

제목 자체인 '못 찾겠다 꾀꼬리'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다른 가수들에 의해 불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1년 나는 가수다에서 김경호가

2014년 불후의 명곡에서 손승연이

2017년 노래싸움 승부에서 김종서와 남상일이


이 노래를 다시 불렀다.


음악평론가 김종휘씨는

이 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못 찾겠다 꾀꼬리가 특별했던 것은 

이 노래가 원래는 응원가나 데모송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고래고래 온몸을 쥐어짜 토해내듯 처음부터 '떼창'으로 내달렸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이면 가슴 밑바닥에 슬픔이 고였다."


그러니까 원래 응원가도 아니고 데모송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다같이 부르게 되고

그렇게 노래가 끝나고 나면

뭔지 모를 슬픈 감정이 생겼다는 말이다.


정말 그렇다.


이 쯤에서 원곡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왜 하필 꾀꼬리일까?


경봉스님이 언급한 대목도 그렇고,

전통놀이에서 숨바꼭질 놀이방법에도

술래가 숨은 친구를 못 찾았을 때


'못 찾겠다 꾀꼬리'


하는 이유는 뭘까?


그래서 꾀꼬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꾀꼬리

(Black naped Oriole)


분포

세계적으로 27종 분포


서식

유라시아 대륙에 서식

(미국의 꾀꼬리는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종) 

우리나라에는 1종 서식, 대표적인 여름 철새

4월 말부터 찾아와 겨울에 떠남

(월동지는 인도차이나 반도, 인도, 싱가포르, 중국 남부)


크기

약 25cm


색깔

대부분 노란색

(수컷이 암컷보다 더 선명한 노란색)

부리는 분홍색

날개 끝과 꼬리는 검은색

눈을 지나는 검은색 눈선이 있음

(수컷이 암컷보다 굵음)


생활

암수 같이 생활

전국의 산림지대

도시 내 공원

대학 캠퍼스 등


번식

5~7월

흰 바탕에 적갈색 무늬가 있는 알 4개 정도 낳음


먹이

봄 여름 : 곤충의 유충

가을 : 버찌, 산딸기, 산머루 등 나무열매




김현수 선수가 뛰었던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오리올스가 꾀꼬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보는 꾀꼬리와는 

종이 다른 꾀꼬리로 볼티모어가 속해있는

메릴랜드 주의 상징이 오리올스이기 때문에

볼티모어 오리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어쩐지 조금 다르게 생겼다.



'못 찾겠다 꾀꼬리'가 나온 배경


꾀꼬리는 실제로 맑고 예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둥지를 지킬 때에는

'꽥꽥'하고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내기도 한다고 한다.

그만큼 꾀꼬리가 내는 소리가 다양하다.


조선후기 학자 이만영이 지은 <재물보(才物譜)>와 

유희라는 사람이 쓴 <물명고(物名攷)>에 따르면

꾀꼬리에게 32가지의 소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에 마른 풀 등을 엮어 바구니 모양으로 

둥지를 매달듯 짓는 습성이 있는데

20~30미터 되는 높은 곳에 짓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꾀꼬리의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보고싶어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높은 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꾀꼬리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못 찾겠다 꾀꼬리'


라는 말이 나왔을 거라고 추측한다.


게다가

혹시 둥지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안을 보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한다.


꾀꼬리는 아름다운 소리와 달리 온순하지 않아서

 둥지 주위에 적이 나타나면

표독스럽게 울고 

폭격기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와 내리꽂는다고 한다.


그래서

"꾀꼬리 둥지를 보려면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는 말이 있을 정도라니

다시 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꾀꼬리는

다른 새들이 

어느 정도까지만

(영양분이 남아있을 때까지)

새끼들의 배설물을 먹는 것과는 달리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양분이 하나도 없는 

 새끼들의 배설물을 오랫동안 먹는다고 한다.



노래도 잘 하고

싸움도 잘 하고

새끼도 잘 키우는 


꾀꼬리!


너무 멋진 거 아니야?


가왕 조용필님의 가사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구나!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며 드는 생각 하나!


혹시 꿈을 잃어버렸는가?

못 찾겠다 꾀꼬리라고 말하고 싶은가?


꾀꼬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마음 속 어딘가에 숨어 있을 뿐

반드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애타게 찾고 부르면

받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영원한 술래가 아니다.









<참고>

[DAUM 곡정보] 못 찾겠다 꾀꼬리(조용필)

[불교신문] 30. 경봉정석

[중앙일보] me '못 찾겠다', 어린 추억... 슬픈 '도돌이표'

[한국콘텐츠진흥원] 전통놀이 '숨바꼭질'

[chosun.com] <한국의 산새> 꾀꼬리 - '봄의 환희'를 상징하는 여름 철새

[자연을 거닐다] 꾀꼬리는 무엇을 먹으며 새끼들을 키워내는가

[두산백과] 꾀꼬리

[위키백과] 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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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탐험가 / 2017. 9. 12. 14:00 / 탐험일지/노래에서 만난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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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팬텀싱어2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출연자들의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노래 자체가 새로웠다.


평소에 듣지 못하던 가곡, 오페라, 뮤지컬을 들으니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인 가요와 달리

가사도 참 다양했다.


삶의 희망과 좌절, 위로, 기쁨, 슬픔 등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노래 가사에 녹아 있었다.


듣는 내내 저런 곡은 어디 가면 들을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찾아서 듣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저런 노래들이라면 찾아서 듣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매주 같은 시간에 본방 사수는 물론

지난 방송도 찾아보았다.


그리고

한 출연자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는 바로 베이스


고. 우. 림


저음으로 깔리는 목소리가 그렇게 멋질 수 없었다.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목소리와 노래 실력!


고우림씨가 부른 노래를 찾던 중,

다른 공연에서 부른 '명태'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고우림씨가 노래를 잘 한 것도 있지만

가사도 그렇고 노래가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뒤에 말하듯 연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뮤지컬 노래인가 싶었다.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가곡, 그것도 아주 오래된 유명한 노래라는 것이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가곡 베스트에는 무조건 들어갈 거라나?


그렇다면 이 곡을 몰랐던 나는 뭐지?

한국인이 아닌가?


아무튼 가사는 이러하다.



명태

변훈 작곡 양명문 작사 오현명 노래



검푸른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이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지프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짝짝 찢어지어 내몸은 없어질 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헛 명태라고
헛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가사 중간에 대구리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머리'의 전라도 말이라고 한다.

또 경상도에서는 75cm가 넘는 잉어를 대구리라고 부른다는데

위 가사에서는 머리라는 의미가 맞는 것 같다.




가곡 명태의 탄생


가곡 '명태'는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양명문 시인이 적은 시에

연락장교를 맡고 있던 변훈 작곡가가 곡을 붙여 탄생했다.

변훈 작곡가는 공군정훈음악대원으로 복무하던 오현명 성악가에게 곡을 주었다고 한다.


베이스 바리톤 오현명씨는 처음에는 

무슨 노래가 이런가 싶었지만

자꾸 흥얼거리다 보니 나중에는 정겹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리고

부산의 해군정훈음악대로 옮긴 오현명 성악가가 

부산에서 열린 '한국 가곡의 밤'에서

처음으로 '명태'를 불렀다.


이 노래를 들은 음악가와 청중의 반응은 싸늘.


'노래 같지도 않은 엉터리'

'그것을 노래라고 작곡을 했느냐? 그게 무슨 가곡이냐?' 


이 장면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TV에 나왔을 때

혹평받던 장면이 떠올랐다.


명곡은 처음부터 명곡일 수도 있지만

시대를 앞서다 보면

뜻하지 않게 이런 수모를 겪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10여 년이 흐른 1964년 10월 서울시민회관에서

'대학생을 위한 대음악회'가 열렸다.

오현명씨는 다시 한번 '명태'를 불렀고

앵콜 요청과 박수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 후 가곡 '명태'는 한국적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작으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2009년 타계한 오현명 성악가는

어느 언론사 인터뷰에서


"나 자신이 변훈의 '명태'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 것은 

그 노래에 깃들어 있는 한국적인 익살과 한숨 섞인 자조와 

재치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곡에서는 젊지만 전쟁의 소용돌이에 갇혀 자유로울 수 없는 영혼들의 

자조 섞인 신세를 명태에 비유한 한탄 조도 엿볼 수 있다." 


오현명 선생님은 타계 후 은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





직접 부르시는 모습이 있으면 좋은데 
찾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아래는 팬텀싱어2에서 고공비행중인
고우림과 염정제 출연자가 다른 공연에서 부른 '명태'




노래가 가진 힘 때문일까?

누가 부르든 '명태'는 참 좋은 곡인 것 같다.


당시 서민들의 안주가 되고 반찬이 되어 몸과 마음을 위로하던 

명태!


요즘은 또 잡히지 않는다고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다는데


도대체 넌 누구니?




이미지 나무위키 명태




'명태'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라 불리는 대구과 물고기로 한류성 어종.



분포

북태평양 동해, 오호츠크 해, 베링 해, 미국 북부 해안



생김새

몸길이 30~90cm, 무게는 600~800g.

등은 푸른 갈색에 배는 은빛.

등지느러미 3개, 뒷지느러미 2개.

꼬리지느러미 뒤 끝 가장자리는 수직형.

아래턱에는 흔적기관이 된 짧은 수염 존재.

암컷과 수컷은 형태상으로 거의 차이가 없음.



특징

몸은 가늘고 길며 몸 전체에 특이한 무늬가 덮여있음.

머리와 눈이 크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와 있음.

상태, 잡힌 시기 및 장소, 습성 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림.



서식

성어는 수온이 10~12℃ 정도의 북태평양 대륙사면 근처에서 서식.

치어는 1~6℃ 정도인 더 깊은 바다에 서식.



생식

암수가 떼를 지어 생활하다가 3~5살 사이 12월~4월에 짝짓기.

90~200m 깊이의 바다에서 1년 중 한 달 정도

암컷이 낳은 알에 수컷이 정자를 뿌려 수정하는 체외수정이 일어남.

9~28일 후 부화.



먹이

치어 때는 수면 위 플랑크톤 섭취.

성체는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 섭취.



수명

약 12~16년.

최대수명 28~31년



대구와 명태 구별법

대구는 위턱이 앞쪽으로 돌출되어 있고, 

명태는 아래턱이 앞쪽으로 돌출되어 있음.



'명태' 이름의 유래


조선시대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함경북도 명천에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자신이 낚은 고기를 도백에게 드렸고

이를 맛있게 먹은 도백이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는데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자 도백은 명천의 첫글자와 어부 태씨의 태자를 따서

그 물고기의 이름을 명태라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민간어원설이 신빙성이 없다고 하지만 

명천이라는 곳이 한반도 최북단이라 

한류성 어류인 명태가 해류변화에 따라 제일 먼저 잡혔을 수는 있다고 한다.

혹은 

깊은 수심에 사는 명태가 어로기술의 발달로 

처음으로 잡혔다면 그곳 역시 북쪽이 먼저일 거라는 이야기다.


어찌됐건 '명태'의 등장으로 우리 밥상이 풍성해졌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 같은 명태인데 불리는 이름이 50개가 넘는다는 명태.

별명도 아니고 이름만 50개가 넘는다니

모르면 같은 명태를 먹고도 다른 생선을 먹은 줄 알 수도 있겠다.



"명태, 자네 진짜 이름이 뭔가?"



명태의 이름


생태 : 막 잡아 올리거나 얼리지 않은 것

동태 : 생태를 잡아 얼린 것

북어 : 생태를 말린 것

코다리 : 반쯤 말려 코를 꿰어 파는 것

황태 : 얼리고 말리고 반복한 것

노가리 : 어린 명태를 말린 것

파태 : 황태를 말리다 질감이 잘못된 것

흑태 : 황태를 말리다 검게 변한 것

춘태 : 봄에 잡히는 것

사태 : 음력 4월에 잡히는 것

오태 : 오월에 잡히는 것

추태 : 가을에 잡힌 것

왜태 : 성체지만 크기가 작은 것

아기태 : 어린 명태

찐태 : 덕장에서 황태를 말릴 때 따뜻한 날씨로 물러진 것

낙태 : 덕장 대에서 떨어진 것

백태 : 기온차가 커서 하얗게 마른 것

파태 : 몸이 제 모양을 잃은 것

골태 : 잘못 익어 속이 붉고 딱딱한 것

무두태 : 건조 중 머리가 떨어졌거나 머리를 떼고 말린 것

낚시태 : 낚시로 잡은 것

조태 : 주낙으로 잡은 것

그물태 : 그물로 잡은 것

원양태 : 원양에서 잡은 것

지방태 : 근해에서 잡은 것

진태 : 원양 명태와 동해안 명태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


그 외

명란 : 명태의 알

창란 : 명태의 창자




명태의 영양소


98Kcal(100g당),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니아신 풍부


성장 및 두뇌 발달, 시력에 도움




명태에 현상금이 걸려있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명태는 

1981년 16만t을 최고로 해서 매년 10만t 이상 꾸준히 잡혔지만

1990년대부터 점점 줄기 시작해서 

2001년부터는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많이 줄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는 동해에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해양수산부의 조사에 따르면 

명태는 수심 깊은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사실 수온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고 한다.


어민들의 무분별한 어휙이 진짜 원인이었다.


2000년쯤 명태가 어의 보이지 않을 때를 기준으로

그 전 22년 동안 잡힌 176억 마리의 명태를 조사한 결과

약 91%가 노가리였다고 한다.


그 결과 거의 자취를 감춘 명태의 자원회복을 위해

2009년 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에서 

명태 성체(2kg 이상) 한 마리에 20만 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한 마리 당 50만 원의 포상금이 걸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5년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1세대 명태를 방류하였으며

2017년 인공수정 2세대 역시 동해에 방류하여 성장 중에 있다고 한다.


또한 2016년 10월 세계 최초로 명태 인공양식에 성공하였다.

명태 양식에 필요한 배합사료나, 일반양식, 가두리 양식 기술까지 보유하게 된 우리나라는

2018년 대량생산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맛 좋고 영양가 높고 가격까지 착해 

우리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던 명태.


무분별한 어획으로 현상금까지 건 귀한 몸이 되었지만,

이제 다시 우리 동해에서 건강하게 크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가곡 명태를 듣다 보니

시원한 동태탕도 먹고 싶고, 짭조름한 코다리찜도 생각난다.

찬바람이 슬슬 부니 황탯국을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년에는 우리 동해에서 잡은 싱싱한 명태를 먹을 수 있겠지?

상상만으로도 침이 고인다.




참고

[두산백과]

[위키백과]

[나무위키]

[동아닷컴] 24일 타계 성악가 오현명씨가 밝힌 가곡 '명태'와의 인연

[EBS 동영상] 명태의 유래와 여러가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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