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 호튼 이야기


2008년에 나온 애니매이션 호튼은

작은 존재가 사는 세계와 큰 존재가 사는 세계의 공존에 관한 이야기다.


귀가 밝은 코끼리, 호튼에게만 들리는

티끌 속 작은 외침.


호튼은 이 작은 세계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고

티끌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려 한다.


하지만 

정글에 안전한 곳이란 없다.


물리적 장소도 문제지만

다른 동물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문제가 된다.


작은 존재, 작은 세상을 믿지 않는 동물들은

호튼이 정글의 질서와 법을 헤친다고 여긴다.


특히 캥거루는 다른 동물들을 선동하여

호튼을 가두고 티끌을 없애려 한다.


"네 눈에 안 보이고, 안 들리고, 또 느끼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거야."


티끌 속 작은 세상의 시장을 중심으로

온 시민들이 힘을 모아 소리는 내자

그제서야 정글의 동물들은 티끌을 호튼에게 돌려준다.


애니매이션이지만 철학적이기도 하고 종교적이기도 한 질문을 던져준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할 것인가?'


'내가 사는 세상은 유일한가?'


무거운 질문을 담고 있지만

호튼의 익살과 시장님의 활약으로

애니메이션은 무겁지 않게

아주 적정선에서 재미있게 마무리된다.


물론 마지막 내레이션은 제작자의 노파심(?)이 잔뜩 담겨 있어 아쉬웠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냥 웃고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교훈이 담겨 있어요.)


"아무리 작아도 생명은 소중한 거야."



이 애니메니션에는 여러 동물이 나오는데

눈길을 끈 동물이 있었으니

바로 캥거루이다.


캥거루는 등장부터 두 발로 통통 점프하며

호튼 앞에 나타나는데

이때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이 나온다.


"이 때 나타난 콧방귀 잘 뀌는 캥거루

표독스럽고 제잘난 멋에 사는 왕비병 스타일로

자기 말이 곧 정글의 법이고 규칙이라 믿으면서

자칭 정글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었죠."



생긴 걸로 봐서는 그다지 표독스럽지도 않고

정글의 지배자 같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호튼이 어린 동물들과 벌이는 일들을 보며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떠는데,


"그래서 난 루디한테 주머니 교육을 시켜요."


주머니 속에 든 캥거루를 가리키며 말한다.

정글의 지배자라기보다 동네 반장님 정도 포스다.


주머니 교육이란 말이 재미있어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에 혹시 있으려나 싶어 찾아봤지만

사적인 교육세미나에서

가끔 쓰일 뿐 교육계에서 정식으로 쓰는 말은 아니었다.


암튼 생긴 건 동네 반장 아주머니 포스지만

호튼을 없애라고 

독수리에게 사주를 하는가 하면

동물들을 선동하여

호튼을 가두려고 하는 인물이다.


어쨌든

다 보고 나니 캥거루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마구 쏟아졌다.


캥거루가 정글에 살았나?

부터 해서

캥거루가 원래 저렇게 강하고 리더십 있는 동물인가?

라는 질문까지.


시시콜콜한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캥거루에 대해 알아봤다.



캥거루

캥거루 과의 대형 유대류


서식 장소

삼림, 초원, 황무지


분포 지역

오스트레일리아, 뉴기니 섬, 태즈메이니아 섬 및 일부 주변 섬


수명

12~18년


생식

임신기간 30~40일


천적

독수리, 비단뱀, 딩고, 여우, 태즈메이니아데빌


식성

초식 일부 소형종 잡식

 



서식 장소에 삼림이 들어가니

정글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나 

코끼리와 함께 살지는 않기 때문에

만화적 상상력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캥거루의 특징


캥거루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가 아기주머니로 알고 있는 육아낭이다.

출산 후 새끼는 앞발만 가지고 육아낭으로 기어올라가

그 안에 있는 젖꼭지에 붙어서 자란다고 한다.

태반이 없어서 조산을 하는데

이것이 다른 포유류와 가장 큰 차이이다.


사전에서 본 유대류의 특징은

태반이 없거나 불완전하며 

새끼는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채로 태어난다.

어미가 핥아서 만든 길을 기어올라 

육아낭에 들어가 젖꼭지에 매달리는데

젖을 빨지 못하기 때문에

어미의 근육작용으로 젖을 분비해준다.

자궁과 질이 두 개씩 있어 2자궁류라고도 한다.


캥거루, 코알라, 주머니쥐, 주머니고양이 248종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캥거루의 경우 보통 6~12개월 정도 주머니에 있다가 독립하는데

그후에도 젖을 먹으러 오기도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캥거루의 주머니는

실제로는 구멍에 가깝다고 한다.


유튜브 유저인 데스틴 샌드린은

"캥거루의 주머니 속은 이렇게 생겼다"라는 동영상에서

사육사와 함께 주머니 속을 관찰했는데

실제로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어미 캥거루는 긴 혀를 이용해 

육아낭 내부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한다고 한다.

 




캥거루의 종류


흔히 동물원에 가면 왈라비나, 왈라루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크기와 형태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Kangaroo(캥거루) : 가장 대형 캥거루 

Wallaroo(왈라루) : 캥거루와 왈라비 사이의 큰 캥거루(캥거루보다 약간 작은 것) 

Wallaby(왈라비) : 캥거루 중, 소형이면서 단단한 몸체를 가진 종

Tree kangaroo(트리캥거루) : 나무 위에 사는 캥거루이며 일반적으로 산악지역에 서식 

Quokka : 집고양이 크기의 작은 캥거루 

Pademelon : 가장 소형이며 숲에서 사는 종으로 짧고 두꺼운, 성긴 털을 지님



 캥거루 중 가장 유명한 붉은 캥거루와 왕캥거루는 

위 분류 중 그냥 캥거루의 한 종류이다. 


호주에 가면 시내에서 볼 수 있는 캥거루는

성격이 온순한 왈라루나 왈라비가 많다고 한다.



캥거루 이름에 대한 오해


캥거루 이름에 대해서는 흔히

제임스 쿡 선장이 호주에 도착해서

원주민을 보고 캥거루의 이름이 뭐냐고 묻자

"캥거루(나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혹은 나는 몰라요.)"

라고 한데서 캥거루가 되었다는 게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언어다양성 보존 활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캥거루는 호주 동북부해안의 구우구 이미티르어에서

회색 캥거루를 가리키는 말인 강우루(ganuru)를

1770년 제임스 쿡 선장 일행이

Kangooroo 혹은 Kanguru로 기록하면서

영어에서 캥거루가 되었다고 한다.


동물 이름은 다 아담이 지은 것 아닌가?


아무튼 우리말도 캥거루이니까

헷갈릴 일은 없다.



캥거루,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캥거루는 짧은 앞다리에 비해

뒷다리와 꼬리가 길다.


몸집이 큰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점프로 이동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이 때 꼬리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가끔 시비가 붙었을 때는

뒷발차기를 할 때 몸을 단단히 고정시켜주기도 한다.


보통 캥거루는 동료들과의 다툼에서

짧은 앞발을 사용하는데

헤드락을 걸듯 상대 목을 감는다.


자세히 보면 헤드락이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복싱 선수들이 잠시 쉬거나 할 때

상대 목을 붙들고 있는 자세와 비슷한다.


하지만


보통 다른 동물을 제압하는 영상을 보면

이렇게 앞발로 잡고 있는 장면이 많다.

생각보다 위력적인 듯 하다.



 


사냥개가 저렇게 붙잡혀 있는 걸 보면

보기와 다르게 위압감이 있다.


영상 속 펀치를 날린 사람은 

뉴사우스웨일즈주 타롱가 웨스턴 플레인스 동물원에서 

코끼리 사육사로 일하는 그레이크 톤킨스라는 사람이다.


개가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고 펀치를 날렸는데

동물보호단체는 그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물원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톤킨스는 경험 많은 사육사다.

우리 동물원에서 근무하는 6년 동안 동물 보호화 복지에 관한 지침을 잘 지켰다.

계속 그와 함께 일하겠다.

톤킨스 자신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

(펀치를 날리지 않았다면) 톤킨스가 다음 희생자가 됐을 것이다."


라고 하며 그를 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캥거루는 온순하기만 한 동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야생동물이 가진 본능이기에

캥거루라는 특정 종이 모두 사납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동물원에 간 어린 소녀가 

캥거루에게 머리를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YTN 사이언스 뉴스 영상을 보면

캥거루 우리 앞에 철조망이 있는데

캥거루가 다가오더니 소녀의 머리를 잡아당긴 후

머리를 사정없이 무는 게 엄마의 핸드폰에 찍힌 것이다.

엄마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지만

소녀는 큰 상처를 입었다.


쉐이엔이라는 이 소녀는 인터뷰에서


"그래도 내 아기 동생이 아니라 내가 물린 게 다행이에요.

아기가 물렸으면 더 다쳤을 거예요."


라고 했다고 한다.


기특하다.


미국은 어릴 때부터 멋있게 말하는 걸 가르치나?


암튼 그 캥거루는 사고를 쳤음에도 아무 조치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캥거루 우리 앞에


'I BITE'


라는 표지가 있어서였다고 한다.


무는 캥거루가 있으면 좀 더 멀리 울타리를 쳐야한다.

캥거루를 탓하기 전에 사람의 잘못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허가된 얕은 강가에서 수영하던 소녀가 

악어에 물렸는데 빠져나온 사건도 있었다.


이 소녀는 허벅지를 물렸는데

악어의 입을 벌리고 빠져나왔다고 한다.


어떻게 어린 소녀가 악어의 입을 벌릴 수 있었을까?


바로 두 손가락으로 악어의 콧구멍을

마구 쑤셨다고 한다.

캠프에서 배운 기술을 적재적시에 써 먹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걸 가르치지는 않지만

언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알아둘 필요가 있다.



TIP. 악어에게 물렸을 때

입을 열 때까지 콧구멍을 마구 공격한다!



파이 이야기에서 파이는 도쿄를 뒤집으면 

온갖 동물이 나올 거라고 말했다.


내 생각도 비슷하다.


서울을 뒤집으면 온갖 동물들이 나올 것이다.

기호에 따라 키우는 동물이 좀 다양한가?


키우는 것은 좋으나 반려동물로서

끝까지 책임졌으면 좋겠다.


키우던 악어가 너무 커서

집에 버려두고 나왔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뉴스이다.



자율주행과 캥거루


볼보사는 현재 자율주행 중 탐지 기술을 통해 

도로를 건너는 사람은 물론 사슴, 엘크, 순록 등 

동물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엄청난 복병을 만났는데 

그게 바로 캥거루이다.


호주에서 자율주행테스트 중

캥거루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볼보 호주 지사의 기술 매니저인 

데이비드 피켓(David Pickett)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캥거루는 점프를 하면서 이동하고 

공중에 떠 있는 상황에서는 실제 거리보다 멀리 있는 것으로, 

지면에 착지한 상황에서는 실제 거리보다 가까이 있는 것으로 센서에 인식되고 있다.”


고 밝혔다. 

사슴이나 엘크 등 지면에 붙어 이동하는 다른 동물과 달리 

점프하면서 이동하는 캥거루를 

완벽하게 감지할 수 없었다고 한다. 

캥거루와 자동차의 사고가 많이 나는 호주에서

캥거루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은 환영받지 못할 게 뻔하다.


게다가 아직 볼보의 기술이

미국 도심에서도 6개의 신호등을 연속으로 무시하고 달렸을 정도라고 하니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래도 최대 13m까지 점프하는 캥거루를

감지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자율주행의 안전에 대해 

조금 더 신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캥거루가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호튼의 마지막 내레이션


'아무리 작아도 생명은 소중한 거야.'


가 떠오르는 것은 

캥거루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동식물은 소중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구에서 동식물과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사람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참고

[위키백과] 캥거루, 유대류

[두산백과] 캥거루

[서울동물원 동물정보] 캥거루

[YTN SCIENCE] 악어에게 물린 소녀, 캥거루에게 물린 소녀 결과는?

[NAVER 포스트] 캥거루에게 농락당한 볼보의 자율주행기술

[언어다양성 보존 활용센터] 캥거루

[HUFFPOST] 캥거루의 주머니 속은 이렇게 생겼다

[노컷뉴스] 캥거루에게 펀치 날린 사육사, 해고 안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