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마음이 촥 가라 앉는다.
이럴 때 무슨 노래를 들으면 좋을까?
고르고 고르다 고른 노래는 루시드폴.
루시드폴의 노래는 히마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듣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화로워진다.
특히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 '고등어'라는 노래는 참 좋다.
고등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 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 만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 동안 내가 지켜온
수 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진짜 고등어가 이럴까마는 이런 마음으로
우리 밥상에 오른다면 정말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이 노래는 루시드폴이 스웨덴 유학시절에
즐겨먹던 고등어를 화자로 해서
오늘을 열심히 사는 서민들에게 바치는 송가라고 한다.
박사학위까지 따고 연구자로 살 수도 있지만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한 뒤 만든 4집 레미제라블에 있는 노래이다.
4집은 화려한 다른 악기 없이 기타와 피아노에
따뜻한 루시드폴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제목을 앨범 제목으로 정한 이유는
극중 한 명도 행복한 사람이 없어 보인다는 데서 착안하여,
죽은 사람들, 슬픈 사람들, 가진 게 없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노래는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고,
'레미제라블'은 프랑스가 아닌 우리의 불안한 과거를 노래했으며,
'파트1'은 신념을 지키기위해 싸우다 죽은 남자를,
'파트2'는 그 남자를 보내고 슬퍼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노래가
지금의 나에게 큰 위로를 준다.
이런 노래를 만들어 준
루시드폴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물론 고등어는
예전 김창완씨의 노래로 이미 유명하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등어를 매개로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한 곡인데
이 곡도 좋다.
그러고보니
고등어는 어릴 때부터 많이 먹어왔던 친숙한 생선이다.
고등어
길이
약 40cm.
빛깔
등은 녹색.
검은색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분포.
배는 은백색.
생활
바다 표층과 중층의
수온 10~20도씨의 맑은 물에서 생활.
산란기
5~7월.
먹이
정어리, 망둥어, 전갱이 등 어류,
멍게, 갯가재, 새우, 오징어 등 무척추동물,
새끼는 동물성 플랑크톤 섭취.
천적
가다랭이, 황새치, 상어.
분포
태평양 일대, 인도양 일부 지역.
특성
빛을 좋아함(추광성),
무리를 지어 생활함(군집성),
등이 푸름.
고등어 영양소
고등어는 특히 지금과 같은 가을에 제일 맛나다고 한다.
오죽하면
"가을 고등어와 가을 배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
는 속담이 있을까?
이렇게 가을 고등어가 맛있는 이유는
겨울을 대비해 가을에 먹이를 많이 먹어
지방 함량이 100g당 20g이 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될 것 같다.
고등어는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DHA와 EPA가 풍부한데,
DHA와 EPA 하루 권장량인 1~2g은 고등어 100g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또 DHA는 다 알다시피 뇌 신경을 활성화해 머리를 좋게하고
치매,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동맥경화,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그런가하면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에서 응고를 막아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예방을 돕는다고 하니
그야말로 영양 덩어리이다.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
그런데
이러한 고등어가 작년 한 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려 홍역을 치룬적이 있다.
조리에 의한 실내공기질은
조리시간, 식재료의 양, 사용 연료 등 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러한 변수에 대한 고려 없이
고등어 구이 때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의
최고 27배나 나온다고 일반화한 뒤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등어 가격이 내리고 어민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환경부는 해명을 내고
고등어가 영양가 높은 우수 어종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정말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자연산보다 비싼 양식 고등어
대부분의 자연산 생선은 양식보다 비싸다.
하지만 고등어은 예외이다.
고등어는 횟감으로 가장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회가 부드럽고 비린내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자연산은 횟감으로 팔 수가 없다고 한다.
활동성이 강해 수조에 넣으면 바로 죽기 때문에
자연산은 구이나 자반용으로만 팔린다.
하지만
양식 고등어는 원래 수조에서 자랐기 때문에
횟집에서도 수조에서 금방 적응해서 싱싱한 횟감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자연산보다 양식 고등어가 5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나의 값싼 입이 고등어회를 먹었을 때도
다른 회와 달리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내 입맛에는
고등어 조림이 딱 맞다.
특히 김치를 넣어 만든 김치 고등어 조림은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김치 고등어 조림
재료(1인분)
고등어 1마리
김치 4줄기
쌀뜬물 1/2컵
조림장 재료
홍고추 1개
간장 1큰술
대파 1/3대
양파 1/4개
설탕 1작은술
물엿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포도씨유 1큰술
다진생강 1작은술
청주 3큰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고춧가루 2큰술
후추 약간
요리법
준비 : 10분 > 조리 25분 > 요리 35분
1. 잘 익은 김치를 양념속을 털어 내지말고 자연스럽게 묻어 있도록 한다.
2. 분량의 쌀뜬물을 준비한다.
3. 파, 양파, 마늘, 고추는 굵직하게 다진다.
4. 조림장 재료를 넣어 양념을 만든다.
5. 냄비에 양파와 무를 깔고 고등어와 김치를 넣는다.
6. 그 위에 양념장을 올리고 쌀뜬물을 재료가 잠길 정도로 넉넉하게 넣어준다.
(쌀뜬물을 사용하면 감칠맛도 돌지만 고등어의 잡내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7. 센불에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중, 약불로 줄여 조림장이 반 이상 졸아든다는 느낌으로 푹 졸여준다.
(양념장에 오일을 약간 넣으면 조림이 더욱 부드럽다.)
8. 그릇에 고등어를 김치로 돌돌 말아 담으면 맛과 멋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그것뿐인가?
고등어구이는 고갈비라는 별명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의 반찬으로 안주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특히 안동은 간고등어가 유명하다.
안동 간고등어 유래
예부터 안동은 영덕으로부터 해산물을 운반해 먹었다.
동이 틀 무렵 영덕의 강구항을 출발해도
날이 저물어 임동의 챗거리장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 안동까지 가는 길은 10리가 남았는데,
고등어가 상하려고 하는 것이다.
간잽이는 이곳에서 고등어 배를 갈라 왕소금을 뿌렸다.
이 고등어는 안동까지 오는 동안 바람, 햇볕에 자연 숙성되었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물기가 빠져 나왔다.
그리하여
안동에 도착했을 때는
생물보다 오히려 더 육질이 단단해지고
간이 잘 배어 맛있는 간고등어가 된 것이다.
게다가
안동은 예부터 동성촌, 집성촌이 발달하여
마을 내 교류가 잦았는데
축제, 장례식, 의례 등 여러 행사 때
싸면서도 격식을 챙길 수 있는 역할을 해 준 것이
바로 간고등어였다고 한다.
지금도 고등어 가격은
안동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동간고등어의 생산량이
우리나라 전체 고등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안동 사람들의 간고등어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 같다.
오늘 밤에는 식구들과 오손도손 모여앉아
고등어구이나 조림을 먹어야겠다.
이왕이면 안동간고등어로.
그리고
루시드폴의 노래에 나오는 고등어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참고]
[한겨레블로그] 고등어의 위로를 받다 - 루시드폴
[가사집] 고등어 - 루시드폴
[위키백과] 참고등어
[All about food] 연중 맛이 가장 뛰어난 가을 고등어
[한겨레] 고등어가 미센먼지 주범은 오해, 환경부 뒤늦은 해명 나서
[중앙일보] 양식 고등어가 자연산보다 비싼 까닭
[올레시피 코리아] 김장김치 고등어조림 레시피
[안동간고등어센터] 안동간고등어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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