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얀 마텔 지음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이 

7회 박경리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했는데

결과를 보니 '소유'의 작가 앤토니어 수전 바이엇이 수상했다.


누가 상을 받아도 아깝지 않을 후보들이었다.

'소유'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를 빌어 읽어봐야겠다.


오늘은 파이 이야기에서 한 배를 탄 동물 세 번째로 하이에나를 다루려고 한다.


하이에나는 파이가 배에 오르기 전부터 구명보트에 타고 있었다.

그때문에 선원들이 파이를 구명보트로 내려보냈다고 파이는 추측한다.


아무튼 이 점박이 하이에나는 리처드 파커에게 죽기 전에

보기좋은 동물 얼룩말과, 위로의 동물 오랑우탄을 모두 잡아 먹었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가 배에 없는 줄 알았지만

사실 방수포 아래 있다가 하이에나를 한 번에 제압한다.


파이는 몰랐다고 해도 

하이에나는 분명 호랑이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

그럼에도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잡아먹은 것을 보면 

하이에나가 얼마나 생존에 충실한 동물인지 알 수 있다.


파이 역시 리처드 파커가 아니었다면 분명 하이에나에게 희생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파이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하이에나를 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어떤 동물에게도 편견은 없지만, 

점박이 하이에나의 외모가 그리 멋지지 않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구제불능일 정도로 추하다.

두꺼운 목에 어깨는 높고, 궁둥이와 뒷다리까지 비스듬히 뻗은 모습은,

기린 모양으로 만들다 망친 것 같아 보인다.

텁수롭한 흉한 털은 다른 동물을 만들고 남은 것들을 모아 붙여놓은 것 같다.

누런 색, 검은색, 회색이 뒤섞인데다 표범의 멋지고 화려한 반점과는 전혀 다른 점은

옴이 지독하게 옮아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곰처럼 두상이 크고 무거워 보이며 이마는 튀어나왔지만, 흐릿하게 털이 난 선이 있다.

쥐처럼 생긴 기묘한 귀는 싸움에서 찢어지지 않았다면, 크고 둥그스름하다.


늘 입을 벌리고 숨을 헐떡인다.

콧구멍은 무진장 크다.

삐쭉삐쭉한 꼬리는 흔들지 않는다.

휘청거리며 걷는다.

모든 부분이 합해져서 개같이 생겼지만, 

아무도 애완견으로 키우지 않을 품새다."


가끔 TV에서 보던 하이에나의 모습과 같다.

기존에 가졌던 이미지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 

하이에나는 저게 다인가?


책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하이에나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이에나


몸무게

10~80kg

암컷>수컷


외모

머리가 크고

 앞쪽이 뒤쪽보다 크고 다부짐

꼬리는 털이 많음

귀는 둥금

다리 > 뒷다리

발가락 4개

발톱 뭉퉁

(고양이처럼 접거나 펼 수 없음)


종류

점박이하이에나

가장 큰 종으로 황회색 바탕에 암갈색 둥근 무늬를 가지고 있음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 서식


줄무늬하이에나

바위가 많은 건조지대 서식

회색 또는 연한 갈색에 암갈색 줄무늬가 있음

북, 동아프티카, 인도, 파키스탄 등에 분포


갈색하이에나

털은 거칠고 긴 편

(목과 등쪽에 갈기가 있음)

몸통은 갈색, 목과 다리는 회색

사바나의 건조한 지역에 서식

(로디지아, 모잠비크, 남아프리카에 서식)


특징

암컷을 중심으로 한 무리생활

(줄무늬 하이에나는 단독생활)


보금자리

굴, 동굴, 관목숲





하이에나에 대한 오해와 편견



1. 하이에나는 개과의 동물?


'힘이 세고 교묘한 고양이과 동물보다는 노골적으로 사나운 개과 동물'이라고 했는데

하이에나는 식육목 하이에나과에 속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사향고양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고양이과

늑대와 비슷하다고 해서 개과에 속하기도 했는데

유전적으로는 오히려 몽구스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보니 사향고양이랑도 닮은 것도 같고

몸은 늑대 같기도 한데, 몽구스는 좀 의외다.


아무튼 개나 고양이가 아닌 하이에나이다.



2. 썩은 고기나 먹는 겁쟁이?


하이에나는 타고난 사냥꾼이다.

독일의 과학자 한스 쿠르크의 관찰에 따르면,

단독사냥 21번 중 4회 성공

무리사냥 11회 중 8번 성공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냥 성공률은 밤이 되면 더 올라가는데

무리사냥을 하기 때문에 제 몸보다 큰 들소, 누는 물론

암사자, 새끼 사자들도 사냥의 대상이 된다.


밤의 급습에 얼룩말이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는 데 반해

하이에나는 60km의 속도로 잡힐 때까지 쫓아가기 때문에 성공률은 더 높아진다.


동물학자 아란 루트는 먹이를 잡았을 때 

하이에나가 내는 소리와 사자의 소리를 녹음해서 각각 들려주었는데,


하이에나는 사자의 소리를 듣고도 반응이 없었던 반면,

사자는 하이에나의 소리가 나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사자가 하이에나의 사냥감에 더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3. 하이에나가 못 먹는 것은 없다?


무는 힘이 사자나 호랑이 보다 세서

고기는 물론 뼈까지 아작을 내서 먹어 치운다.


게다가 하이에나의 침에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성분인 HDPs라는 성분이 있어

다른 동물이 먹다 남긴 고기도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성분은 다쳤을 때 치료제 역할도 해서 상처가 아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4. 하이에나는 모계중심 사회?


단독생활을 하는 줄무늬하이에나를 제외하고 무리생활을 한다.

철저한 암컷 중심의 모계사회로 이 계급은 새끼까지 이어져 

서열이 높은 새끼들이 더 많은 보살핌과 먹이를 제공받는다.


수컷은 암컷 새끼들보다 서열이 낮다.

먹이도 질 좋은 고기가 아니라 남은 뼈만 먹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도 금방 닳고 수명도 암컷의 반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엄격한 계급구조의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아메얄 일라니 생물학과 연구팀이 

아프리카 하이에나를 오래 관찰한 결과

'친구의 친구'가 하이에나 사회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핵심 요소라고 발표했다.


모계 중심의 안정된 씨족 생활을 하는 하이에나는

모계와 부계 친족을 구분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분리하고,

아주 까다로운 조건으로 친구의 친구를 선택한다고 한다.


사귀기는 어려운데 한 번 사귀면 영원히 가는 의리 관계를 두고

연구팀은 '응집성 클러스터'라고 표현하며 

사회적 구조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하이에나는 공동육아를 통해 사냥을 가거나 할 때

다른 암컷에게 새끼를 맡기고 가기도 한다.


어느 기사에는

사냥을 못하는 새끼 세 마리를 위해 

어른 28마리의 하이에나가 닷새 동안 120km를 왕복하며

사냥한 먹이를 나누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5. 하이에나는 인간과 공존이 가능하다?


파이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지만

실제 아프리카 하라르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오래전 먹이가 없어 하이에나가 인간을 습격한 사건이 있은 후

이 마을 사람들은 죽을 끓여 하이에나게 주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이에나를 위해 먹이 주는 일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이 희귀한 장면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올 정도가 되었다고 하니

인간과 제대로 평화협정을 맺은 셈이다.


먹거리가 부족한 지역에서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주민들이 발휘한 결과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키우려는 위험을 무릅쓰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남아프리카 일부 갱스터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입마개를 한 하이에나를 데리고 다니는 사진을 보았는데

하라르 마을처럼 평화로운 관계로 보이지는 않았다.





파이가 가지고 있던 하이에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사실 맞는 것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일테니 말이다.

다만 치사하게 남의 고기나 빼앗고 야비하다는 이미지만은 벗어날 필요가 있겠다.


집요한 사냥꾼이자, 초원의 청소부만 해도 훨 이미지가 나아보인다.


하이에나의 치악력(무는힘)이 좋다보니 

사람들은 누구랑 싸우면 이기네, 지네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하이에나는 생존을 위해 싸움도 불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포식자들이 먼저 배를 불릴 수 있게 기다려주는 등

불필요한 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이 많은 무리를 이뤄 생활하는 하이에나의 생존 전략일지 모른다. 

 

하이에나 암컷은 음핵이 돌출되어 있어

교미하기도 어렵고, 출산은 더 힘들다고 한다.


그렇게 어렵게 종족을 이어가고 있으니

더 전투적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파이 이야기에서 하이에나의 마지막 장면은 의외로 조용하다.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공격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불꽃 같은 색깔의 동물이 방수포 밑에서 나타나서 하이에나에게 다가갔다.

하이에나는 얼룩말의 시체가 있는 배 끝 벤치에 몸을 기댄 채 꼼짝하지 않았다.

싸움을 벌이지 않았다.

하이에나는 방어하는 몸짓으로 앞발을 들고 바닥에 쓰러졌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호랑이는 거대한 앞발을 하이에나의 어깨에 걸쳤다.

그는 하이에나의 목을 꽉 물었다.

번들거리는 눈이 커졌다.

기도와 척수가 부서질 때 우두둑 소리가 들렸다.

하이에나는 몸을 떨었다.

눈빛이 멍해졌다.

끝이 났다."


외모만으로 어느 한 가지 면으로만 대상을 판단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단번에 하이에나가 호감으로 바뀔 수는 없지만

사람의 기준으로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다면

하이에나처럼 오래 편견에 사로잡힌 동물이 조금이나마 오해를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

[두산백과] 하이에나

[리브레위키] 하이에나

[나무위키] 하이에나

[과학동아] 하이에나 나는 치사한 동물이 아니다

[youtube] why it sucks to be a male hyena

[아시아경제] 친구의 친구 소중한 하이에나

[애니멀봐] 하이에나 세계에서는 암컷이 짱

[newsis] 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오마이뉴스] 인간과 하이에나가 함께하는 비밀의 도시

[딴지일보] 사파리매거진2580 점박이하이에나 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