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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시 딸과 국기 맞히기 게임을 했다.

역시 결과는 패!


그래도 공부한 효과는 있어서

56 : 88

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동물이나 식물이 나오는 국기는

거의 다 맞추는 기염을 토했다.


이 국기도 가운데 문양이 없었다면

헷갈렸겠지만

이 동물 덕분에 맞출 수 있었다.




오늘 소개할 국기는 바로

페루이다.


예전에 패딩턴의 고향으로 잠시 언급이 됐던

머나먼 나라, 페루이다.



페루는 어떤 나라?



남아메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인 페루는

기원전부터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


기원전 900년경 차빈 부족이 최초의 문명을 꽃피운 이래

여러 인디언 부족이 다양한 문명을 이루었다.


그리고 마침내 15세기에

케추아 족이 잉카 제국을 세워

지금의 페루, 에콰도르, 칠레,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넓은 땅을 지배했다.


잉카 제국은 놀라운 농업 기술과 건축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문명사회를 이루었다.


그러나

1527년 에스파냐의 모험가 피사로가 군대와 함께 온 이후

1532년 에스파냐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나라를 빼앗긴다.


300여년 동안 에스파냐의 식민지로 있다가

1824년 완전한 독립을 이루어낸다.


그 영향으로 페루는

토착문화와 에스파냐 문화가

서로 공존하는가 하면 혼합된 상태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


다행스러운 것은

남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400년 넘게

고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데스 산맥 고원지대에는

여전히 고대의 인디언 문명을 엿볼 수 있다.

건물, 신전, 무덤 등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추픽추

잉카 제국의 뛰어난 문명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마추픽추는

당시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으며

이를 건축에 반영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에

또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는

에스파냐 사람들이 세운 유럽 건축물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페루 국민들은 아직까지도

잉카의 태양제인 인티 라이미 축제를 열며

잉카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한다.



페루 국기


페루 국기는 폭이 같은 세 개의 띠로 이루어져 있다.

빨간 띠는 독립 영웅들의 피를,

하얀 띠는 평화를 의미한다.

하얀 띠 중앙에 있는 방패문장은

페루의 대표 동물, 식물, 광물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왼쪽 위에 있는 동물은 고산지대에 사는 비쿠냐(Vicuña)이다.


비쿠냐?


라마 아닌가?

어떤 사전에는 라마라고 하는 사전도 있다.


그러나

가장 신빙성 있어 보이는

외교부 자료에 비쿠냐라고 나와 있다.


외모도 비슷하고 사는데도 비슷한

라마, 비쿠냐, 알파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그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다. 


계속해서 페루 방패문장을 살펴보면,

오른쪽 위에 있는 식물은

약품으로 쓰이며 퀴닌 성분이 있는 친초나(Chinchona) 나무이다.


아래 황금동전이 쏟아져 나오는

노란색 원뿔은 코르누코피아이다.


코르누코피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풍요를 상징해 온 장식물이다.

이 코르누코피아는 풍요의 뿔로써

로마의 풍요의 여신 코피아가

가지고 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코르누코피아는

콜롬비아 국장 국기 속에서도 볼 수 있다.


문장 위에는 월계관이,

왼쪽에는 월계수 잎이,

오른쪽에는 야자수 잎이

방패 문장을 에워싸고 있다.


정부기, 해군기, 군기는

국장(방패문양)이 있는 기를 사용하고,

민간기는 국장이 없는 형태의 기를 사용하지만

모두 공식 국기라고 한다.


여러 닮은 국기를 관찰해본 결과,


페루 국기는

가운데 문양만 빼면 캐나다 국기와 비슷하고,

90도 돌리면 레바논 국기와도 색과 배열이 닮아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하이라이트 


비쿠냐 

너는 누구냐?



바로 이렇게 생긴 게 비쿠냐이다.


음, 낙타같기도 하고 사슴 같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귀여운 인상이다.


비쿠냐


크기

몸길이 130~160cm

어깨높이 70~90cm


몸무게

35~65kg


색깔

등은 적황색, 황갈색, 적갈색

배와 다리 밑부분은 흰색

털이 옆구리와 무릎 아래까지 늘어져 있음


생활

수컷 한 마리와 여러 암컷이 무리 생활


임신기간

10개월


서식

해발 3,500~5,500m의 고산지대


분포

볼리비아, 칠레, 페루에 걸친 안데스 산맥





비쿠냐는 낙타과 동물 중 

가장 작은 개체로 등에 혹이 없다.


이렇게 남미에 사는 등에 혹이 없는

낙타과 동물은 비쿠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라마, 과나코, 비쿠냐, 알파카의 차이


네 동물 모두 낙타과에 속함.


크기

라마 > 과나코 > 알파카 > 비쿠냐


야생

과나코, 비쿠냐


가축

라마, 알파카


쓰임

라마 : 운송수단, 식용

알파카 : 털, 식용

비쿠냐 : 털



1. 라마(Llama)

130~200kg


페루 현지 발음으로 '야마'.

길고 가는 목과 양과 같은 몸매에

낙타보다 순한 얼굴.


갈색, 검정색, 흰색이 불규칙적으로

어두운 색과 어우러져 있으며

털색에 변이가 많고

머리와 목, 다리의 털은

몸보다 짧음.

물 없이 오래 견딜 수 있고,

성격이 온순하여 이동수단으로 이용되며,

식용으로 키우기도 함.

* 라마가 침을 뱉는 이유

서열상 낮은 개체에게 보이는 행동으로

서열 다툼 시 수컷끼리 침을 뱉고,

서로 부딪치고 다리로 차기도 함.


2. 과나코(Guanaco)

90~140kg.


어깨 높이 110~115cm

꼬리 약 25cm

암벽에 적합한 좁은 발굽.

 

양털 같은 털로 덮였으며, 

특히 옆구리·허벅다리에 있는 털이 긴 편.

몸의 위쪽은 어두운 황갈색, 

아래쪽은 백색, 얼굴은 검정색을 띠고 있음.


건조한 기후에 잘 적응하고 

두꺼운 털로 고온과 강추위를 잘 견딤. 

건조한 개방지역, 서식범위가 다양하여 

해발 4,000m까지 분포.


 한 마리의 수컷과 여러 암컷, 15개월 이하의 새끼까지

평균 16마리로 구성된 가족이 무리 생활.


산 개울에 서 있거나 누워 있는 것을 즐기며 수영을 잘함.
호기심이 많고, 경계소리는 명료하고 높게 울림.



3. 알파카(Alpaca)

48~84kg.


어깨 높이 1m, 몸 길이 2m.

부드러운 털이 발목까지 있으며

양과 비슷하지만 목과 몸통이 훨씬 길고 귀가 서 있음.


은 검은색, 갈색, 흰색 등

무늬가 있는 것도 있으며

털 길이는 보통 40cm 정도.

라마와는 달리 이동수단 보다는

털을 얻기 위한 가축으로 사육.

털이 부드러워 융단이나 의류에 이용.


혈액의 산소 운반 효율이 좋아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서 살기에 적합. 해발 4,000~5,000m의

칠레, 페루,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 산악지대에서 사육.



비쿠냐의 어제와 오늘


잉카인들은 비쿠냐를 

죽음에서 환생하는 힘을 가짐 동물로 숭배하고

차쿠라고 하는 털깎기 의식도 

비쿠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비쿠냐는

잉카시대부터 100만 마리 이상 살았으나,

무차별 사냥으로 1960년대 급감하였고

1976년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모든 거래와 무역을 금지했다.


80년대 개체수의 증가로 

일부 품목의 무역금지가 해제됐고,

1994년 페루 정부가 국제입찰로

로로피아나를 비쿠냐 개발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후

로로피아나 회사는 비쿠냐 섬유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동시에 비쿠냐 보호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비쿠냐가의 털이 귀한 이유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로로피아나 매장에 가면

비쿠냐 원단으로 만든 

스톨라(목도리)가 400만원 대,

니트 500만원 대이다.


여 각각 한 벌 밖에 없는 

비쿠냐 100% 여성 반코트는 3,981만원

남성 코트는 5,598만원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해외에서는 비쿠냐 원단으로 만든

양말 한 켤레가 125만원에 출시됐다.


이렇게

비쿠냐의 털이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털의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쿠냐는 현재 15만 마리로 늘었지만

1년에 얻을 수 있는 비쿠냐의 털은 5,000kg 정도라고 한다.

캐시미어의 1년 공급량이 1000만kg,

울이 50억kg라고 하니 매우 적은 양이다.


비쿠냐 코트 한 벌을 만들려면 25~30마리의 털이 필요하고

스웨터 한 벌에는 6마리 분량의 털이 들어간다고 한다.

게다가

비쿠냐는 사육을 할 경우 굶어 죽기 때문에

야생에 있는 비쿠냐를 조심스럽게 잡아

2~3년에 한 번만 털을 깎을 수 있다.


이렇게 비쿠냐 털은

매년 공급되는 양이 한정돼 있어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비쿠냐 털의 특징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벼우며 부드럽다.

최상급 캐시미어의 굵기가 14~15㎛인 반면

비쿠냐는 12~13㎛.이다.

(1㎛=1000분의 1㎜)


광택이 풍부하다.

소재 자체가 매우 촘촘하고 섬세하다.

(염색 불가)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주로 니트웨어, 오버코트, 트레싱 가운 등에 사용된다.


그래서

비쿠냐의 털은 잉카시대에도

왕족·귀족의 전유물이었다고 하니

대대손손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로 인해

무차별 사냥을 당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완전한 명품, 로로피아나


비쿠냐 털로 만든 옷을 판매하는 로로피아나는

2007년 베이앤컴퍼니가 발표한

'명품브랜드 가치 조사' 에서 해리 윈스턴, 샤넬과 함께

최고 등급인 ‘완전한 명품(Absolute Luxury)’에 뽑혔다.


하지만

로로피아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수백 년간 원단만 판매하다

기성복을 판지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알려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브랜드 로고가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디자인도 심플하고 실용적이다.

실용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 비쿠냐 원단에 방수, 방풍 기능을 더해

스키복과 승마복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스타 디자이너를 키우지도 않고

연예인 마케팅도 하지 않는데,


어차피 이 옷을 살 수 있는 고객은

극소수의 수퍼 부자이며 이들은 대중의 선호에 휘둘리지 않고

정말 명품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었는지 과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회사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 회사가 파는 것은 단순히 비싼 옷만이 아니다.

이 옷에 담긴 이야기까지 함께 판다고 한다.


"비쿠냐로 만든 옷을 입었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부드럽고 따뜻하며 고급스러운 원단을 입었다는 사실 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보호와 불법거래 방지에 기여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 루도비카의 말이다.

실제로

비쿠냐 털로 만든 모든 제품에는

‘비쿠냐-페루(VICUNA-PERU)’라고 적힌 고유 라벨이 붙어 있으며,


구매자는 라벨에 적힌 고유 번호를 통해

비쿠냐가 자란 장소는 물론 원사가 어떻게 가공돼

자신의 손에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이지만

참 멋지다.


이 옷을 사는 사람도 다 이런 마음을 품고 있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한겨레 신문은

지난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사과할 때 입고 나온 옷이

로로피아나의 옷이었다는 추측이 있었을 때,

그녀의 옷이 공정하게 털을 채취하는 로로피아나의 옷이 진짜 맞았다면

'공정한' 사과용 복장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때 옷이 로로피아나의 옷이 맞든 아니든

로로피아나의 브랜드 가치와 철학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자연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자연과 동물은 사람들에게

공짜로 많은 것을 주었는데

사람들이 욕심을 부려 하나도 가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다시 그걸 가지려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도

이렇게 바른 철학으로 사람과 자연,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은 반갑다.


나도 열심히 벌어

세계에서 가장 부드럽고 따뜻하며

고급스러운 원단을 입었다는 사실 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보호와

불법거래 방지에 기여했다는 의미를 느껴보고 싶다.








[참고]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문화유산] 페루

[외교부] 페루 개황

[위키백과] 페루 국기, 비쿠냐, 라마, 알파카, 구아나코

[두산백과] 페루 국기, 비쿠냐, 라마, 알파카, 과나코

[서울동물원] 비쿠냐, 라마, 알파카, 과나코

[중앙일보] 5000만원짜리‘비쿠냐 코트’ … “내 브랜드를 알리지 말라”

[now news] 누가 신지?” 125만원 짜리 희귀 비쿠냐 털 양말 판매

[한겨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과할 때 입고 나온 코트가

공정하게 털을 채취한다는 브랜드의 것이라면 ‘공정한’ 사과용 복장이었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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