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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과 함께 국기 맞히기 게임을 한다.

결과는 늘 패배다.


딸은 글을 알기도 전에 이미지로만 

100개가 넘는 국기를 모두 외웠기 때문이다.


이대로 계속 질 수는 없다.


며칠 동안 국기카드를 옆에 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외웠다.


뭐 이리 비슷하게 생긴 국기가 많은지

몹시 헷갈렸다.


그런데

.

.

.

그런데


어라?


국기에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다.


오호라!


천천히 하나씩 소개하리라.


오늘의 국기는 레바논이다.




짜잔!


이것이 바로 레바논 국기이다.



레바논 국기


빨간색 : 외세로부터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순교자의 희생

하얀색 : 평화와 순수, 눈으로 덮인 산들

백향목 : 불변, 불멸을 상징


세로로 국기를 게양할 때는

백향목이 똑바로 서 있는 기를 사용.


프랑스 식민 지배 때는

프랑스 국기인 파랑, 하양, 빨강이 세로로 된

삼색기에 백향목이 있는 기를 사용.


1943년 11월 독립선언 후

같은 해 12월 7일, 파란색을 제거하고

하얀색과 빨간색이 가로로 나누어진 현재의 국기로 변경.


프랑스 식민 지배 때도 국기에서

빠지지 않았고

세로로 게양할 때는 똑바로 선 국기를

사용할 만큼

레바논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나무가 바로 백향목이다.


이 나무는 여러 종교가 얽혀있는 레바논에서 

종파를 초월한 유일한 상징으로 

국기뿐만 아니라 지폐, 주화, 항공사 로고, 아파트 벽면과 길거리 입간판, 

은행과 맥주회사의 광고 이미지, 작은 관광품에 이르기까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벌목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레바논의 일부 산맥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레바논 국민의 정체성을 일깨워 준 백향목


레바논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프랑스와 영국이 국경선을 그어 

탄생한 국가이다.


따라서

인종, 종교 분쟁은 물론

지속된 내전으로

국민들은 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2005년 1월 시리아에 적대적이었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의 배후로

시리아가 지목되자

레바논 시위대 6만여 명은 친시리아 내각 사퇴와 

시리아군의 즉각 철군 요청 시위를 벌였다.


그 결과

오마르 카라미 레바논 총리와 내각은 총사퇴하였다.

당시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 국무부 세계문제 담당 차관은

이 사건을 '백향목 혁명'이라고 불렀다.


이때 국민들은 시리아 점령 반대 운동을 펼치며

백향목이 그려진 국기를 집집마다 꽂으며

레바논의 정체성을 찾아갔다고 한다.


공장에서는 잠을 설치며 국기를 생산했고

각종 민주화 집회에서 볼 수 있었던

기독교, 이슬람교, 군벌 지도자의 사진이 담긴 깃발이 사라지고

백향목 국기로 통일되어 갔다.


아직까지 

전쟁과 테러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레바논 국민들은

백향목처럼 느리지만 단단하게 

그들의 삶을 성장시켜가고 있다고 한다.



백향목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


높이 

약 40~50m


둘레 

약 10m


줄기

지상 2~3m에서 

수평으로 뻗는 가지를 내고 돔형을 이룸


열매

10~15cm, 익는데 3년이 걸림


수지(脂)

방향(香)이 있어 온 숲에 상쾌한 기운을 조성


최고 수령

1,500년


특성

재질이 곧고 단단

나무결이 곱고 아름다움

벌레가 생기지 않음

향이 좋음


쓰임

최고급 건축 자재 

성전, 궁전, 호화 저택의 대들보

가마의 재료

나병환자의 정결 예식

무역품을 포장하는 상자

배의 돛대

가구나 널의 재료

향수

나무 진을 이용한 치통 치료


백향목의 기둥 : 이집트 왕 파라오가 죽은 후 타는 배의 재료로 사용

백향목의 송진 : 특유의 방부제 효능으로 미이라 제작에 쓰임


솔로몬 시대 예루살렘 성전 건축의 주재료가 백향목

솔로몬은 백향목의 원활한 수입을 위해

레바논의 두로 왕에게 친서를 보내 협정을 맺을 정도.


산림이 없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 사람들은

건축에 필요한 굵고 큰 기둥을 얻기 위해

기원전 2000년대부터 레바논과 교역.



상징

힘찬 기상과 아름다움

장엄함과 위엄

영광과 영원함

이스라엘의 번영

의인의 영원한 성장과 번성

교만과 사치의 대명사

(매우 비싸고 귀한 수종)



*성경에 나오는 백향목은 모두 레바논 백향목?

1. 속죄제나 정결예식에 쓰인 백향목

광야에 있는 삼목이나 관목류에 해당하는 로뎀나무


2. 물가에서 생장하는 백향목

다른 종류의 수목으로 추정




레바논 백향목의 현재


레바논은 중동에 있지만

건조한 바람이나 사막과는 거리가 멀다.


지중해 동쪽에 위치한

풍부한 사계절과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이다.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진 축복받은 땅으로

레바논 백향목은 이러한 조건에서 유일하게 자라는 귀한 나무라고 한다.


레바논의 산악 지역은 한때

거대한 백향목 숲이 차지하고 있다고

수많은 고대 문헌에 나와 있다.


이러한 문헌에는

대부분 이 숲에 대한 찬양이 실려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숲은 대부분 다 사라지고

1700헥타르 면적에 12개의 작은 숲만 남았다고 한다.


그 중 유명한 숲은 레바논 북부의 브차레 삼나무 숲이다.

이 숲은 콰디사밸리를 통해 오를 수 있는 제크마크멜 산 비탈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자연 절경'이라는 책에도

소개될 만큼 풍경이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이 숲에 있는 백향목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의 수령은

1500년이나 된다고 한다.

이 나무는 신의 삼나무라는 의미를 가진

아르즈아르-라브라고 불린다.

이 나무의 높이는 30m에 달하고

육중한 줄기와 부드럽게 뻗은 가지의 잎들이

여전히 싱싱하다고 한다.


백향목은 주변에 나무가 많은 곧게 쑥쑥 자라고

나무가 별로 없으면 옆으로 가지를 최대한 많이 뻗는다.


브차레의 백향목 숲은

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배경으로

녹색이 두드러져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고도가 높아

성장 속도가 느리다.

40~50년이 되기 전까지 솔방울을 맺지 않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느리다.

비나 눈이 맞아 습기가 충분하기 때문에

씨앗은 늦겨울에 틔운다고 한다.


고대문헌 중 하나인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이 백향목 숲을 파괴하면 

문명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직 숲이 남아 있어 다행이지만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레바논 사람들의 백향목 사랑으로 봐서는

잘 보존할 것 같긴 하지만

레바논의 숲이기 전에 지구의 일부로써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무분별한 벌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기원전 8세기 아시리아의 왕 사르곤 2세는

신도시 건축을 위해

최고급 목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백향목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에 원정단을 파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왕궁 벽에 벌목 장면을 그리게 했는데

이 그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에서 벌목꾼들이 나무를 쓰러뜨린다.

통나무들은 배에 싣거나 밧줄로 묶은 후

물에 띄워 배로 끌고 간다.

배들은 실제의 동물들과 상상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

바다를 헤치며 티레와 시돈으로 여겨지는

두 바위섬 옆을 지나간다.

마침내 통나무들은 오론테스 강으로 추정되는 

어느 강기슭에 부려진다.

그리고 빈 배들은 다시 돌아간다."



이러한 기록은

백향목 숲이 사람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상상력이

과거 세대를 넘어

우리에게 왔듯이


우리 세대를 넘어

미래의 세대에게도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두산백과] 레바논의 국기

[하나다문화센터 다린] 레바논의 상징 백향목

[시사상식사전] 레바논/백향목 혁명

[라이프성경사전] 백향목

[ABC 맛보기사전] 레바논삼나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레바논 삼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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