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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외출을 하려다 주차장 벽에 붙어있는 벌을 한 마리 발견했다.

크리고 보아 당연히 말벌일 거라고 생각하고 촬영을 했다.



바로 이녀석이다.

얼핏 봐도 큰데 가까이 가서 보면 더 크다.


혹시나 쏘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금살금 다가갔다.

누군가 오는 걸 느꼈는지 다리와 날개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날아갈까 싶어 얼른 핸드폰 줌기능으로 당겨 찍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벌 사진을 찍게 된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등이 로봇처럼 단단하고 멋있어 보였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갑옷이나 로봇은 그냥 인간의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연을 본 떠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디자인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완벽해보였다.


말벌에 쏘이는 사람들도 많고 피해가 많다는데, 이 무슨 생각인가 싶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그런데...


말벌이 아니다.


그 유명한 장수말벌도 아니고, 좀말벌, 등무늬말벌, 황말벌, 등검은말벌... 등등 이런저런 말벌을 다 갖다대도 생긴 게 달랐다.


그럼 도대체 뭐지? 뭐지? 하다가


네이버의 스마트 검색을 이용해 내가 찍은 사진을 검색했다.

핸드폰 네이버 앱에서 검색창에 카메라 그림 있는 걸 누르면 사진 찍는 모드가 되는데 여기에 모니터 화면(벌 사진)을 대고 사진 찍듯이 눌렀더니 비슷하게 생긴 벌들이 나왔다.


몇 개를 추려보니, 쌍살벌, 왕바다리, 등검정쌍살벌 3가지로 압축되었다.

다시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왕바다리와 등검정쌍설벌이 쌍살벌의 한 종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왕바다리와 등검정쌍살벌!

둘은 진짜 비슷하게 생겼다.


전문가의 블로그에서는 얼굴 모양과 집 모양으로 구분한다고 하는데 얼굴 정면을 찍은 사진이 없어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러다 다른 분의 글에서 어깨 쪽이 검으면 등검정쌍살벌이고 노란색이 있으면 왕바다리라고 했다.


아하~! 

저 친구는 왕바다리이다.


왕바다리

한반도에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 쌍살벌의 하나

1년생 곤충


특징

머리의 가로폭이 세로 폭보다 김

전신에 주름이 있고, 털이 거의 없음

복부 첫마디는 종형

몸의 무늬는 다양하나 복부의 무늬는 물결무늬가 일반적

체형이 가늘고, 다리가 길쭉함

창문이나 건물 지붕에 집을 짓기도 함


흑색에 황색, 암갈색, 황적갈색 등 변이가 심함

종종 복부의 5~6마디를 제외하고 전체가 흑색인 경우도 있음


[왕바다리 이름의 유래]

왕바다리는 쌍살벌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쌍살벌은 말벌과 쌍살벌아과에 속한 벌들을 모두 부르는 말이다.

여기에 속한 벌들을 부르는 본래 우리 말은 바다리인데 나중에 학자들이 쌍살벌이라는 이름을 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쌍살벌이란 이름은 여기에 속한 벌들이 날아다닐 때 맨 뒷다리를 늘어뜨리고 나는 모습이 살(창문, 연, 부채 바퀴 따위의 뼈대가 되는 부분) 두 개를 들고 나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1985년 무렵 쌍살벌의 한 종류인 왕바다리를 발견한 정경준 전 경상대 교수는 바다리라는 우리 고유의 이름을 되살려 왕바다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왕바다리에 대한 오해]


1. 왕바디리는 사람을 공격한다.

왕바다리는 1년생 곤충으로 6월부터 첫 일벌을 낳아 점점 무리가 커진다. 

다른 벌들에 비하면 군집의 수가 적다.

사람들은 왕바다리의 크기만 보고 말벌로 오해하여 119에 신고하여 없애버린다.

하지만 왕바다리를 포함한 쌍살벌들은 독침이 있지만 장수말벌과 같은 말벌에 비하면 약할뿐만 아니라 성격이 온순한 편이라 벌집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혹시 물렸다 해도 독성이 약해 특이체질이 아닌 이상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2. 왕바다리는 꿀벌을 공격한다.

왕바다리는 말벌과에 속하지만 바다리(쌍살벌)의 한 종류로 나비나 나방, 애벌레 등을 잡아먹는다.



왕바다리나 다른 바다리(쌍살벌)는 말벌과는 달리 공격적이거나 해를 끼치는 벌이 아니다.

특히 왕바다리의 경우 크기만 보고 바로 없애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히 해를 가하지 않는 이상 쉽게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니 무조건 없애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는 다양한 생물들이 원래 살던 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왕바다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만큼 더 아끼고 보호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아무런 해도 가하지 않고 사진만 찍은 일은 잘한 일이다.

(쏘일까봐 도망친 건 절대 아니다~~!)


그럼 진짜 말벌을 보게 된다면?




[말벌의 특징]

1. 말벌은 꿀벌에 비해 크기가 10배 가량 크다.

2. 한 번에 쏘는 독의 양은 꿀벌의 15배에 달한다.

3. 꿀벌과 달리 계속해서 침을 쏠 수 있다.


말벌의 독에는 여러 단백질이 포함돼 있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한 번만 쏘이더라도 전신마비와 호흡곤란 등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말벌에 쏘였다면 이런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한다. 



[말벌에 쏘였을 때 대처방법]

1. 손톱이나 핏셋보다는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밀어 벌침을 제거한다. 

2. 비눗물로 깨끗이 씻는다.

3. 얼음 주머니로 냉찜질을 한다. 



[말벌에 쏘였을 때 증상]

1. 쏘인 부위만 부으면서 가벼운 통증

2. 몸 전체에 두드러기 반응

3. 혈관부종, 위경련, 설사

4. 인두, 후두, 기도 위쪽이 심하게 부으며 쇼크


위의 증상이 아니더라도 심한 기침과 호흡 곤란, 온몸에 힘이 없고 의식이 몽롱해지면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 그렇다면 애초에 말벌을 피할 수 없는 방법은 없을까?



[말벌을 피하는 방법]

1. 야외 활동 시 벌이 좋아하는 단 음식을 피한다.

2.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과 밝은 계통의 옷을 피한다.

3. 벌집을 건드렸다면 벌을 자극하지 않되, 벌을 건드렸다면 달아난다. 벌은 시속 40~50km의 속력을 가졌지만 벌집에서 멀리 까지 계속 추격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 엎드리면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 말벌의 경우 오히려 공격하기 좋으므로 절대 엎드리지 않는다.



[말벌집 제거]

1. 장대로 건드린다. -> X : 집단 공격을 받아 온몸이 벌집이 되는 수가 있다.

2. 분무형 살충제에 불을 붙여 태운다.-> X : 화재 및 화상의 위험이 있다.

3. 함부로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한다. -> O :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크기로 보면 말벌과 왕바다리는 구분하기가 어렵다.

생긴 걸로 구분하자면 말벌은 복부 첫 번째 마디가 가슴과 연결되는 부분이 거의 수직으로 올라간 반면에 왕바다리는 완반하게 올라간다.


그런데 바로 앞에 큰 벌이 날아다닌다면 얼굴도 안 보이고, 배도 안 보여서 말벌인지 왕바다리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무조건 조심, 또 조심한다.

괜히 잡으려고 하지말고 즉시 그 자리를 피한다.


그렇게 하면 말벌에게 쏘이지도 않고, 왕바다리를 보호할 수도 있다.


이제 날이 더 추워지면 당분간 벌을 보기 힘들겠지만 날이 풀리고 따뜻해지면 누가 왕바다리이고 누가 말벌인지 맞혀봐야겠다. 도망칠 준비 단단히 하고서.




 

[참고]

[위키백과] 왕바다리, 쌍살벌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왕바다리

[네어버 국어사전] 살

[홍부타임스] 홍성에 사는 동물들3/왕바다리를 아시나요

[대구일보] 공포의 말벌, 미리 대비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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