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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 또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 

창밖에서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거실로 나갔다.

거실 베란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5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 집쪽을 올려다보고 계셨다.


"개주인 나와요!"


'개?'


아주머니는 거의 절규에 가깝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개 짖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들렸다.


여름 내내 개짖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던 일이 떠올랐다.


당연히 앞에 있는 창고에서 기르는 개라고 생각하고


"주인 없어요. 밤에 집에 들어가요."


 했더니,


"여기 까만 개 두 마리 주인 없다고요?"


하시는 거다.


까만 개라면 창고에서 기르는 개는 아니었다.

창고에서는 하얀 진돗개 두 마리를 키우기 때문이었다.

꼭 그 집이 아니라도 주변에 키우는 개들은 다 흰색이었다.


그때 우리 앞집이 떠올랐다.

아내가 전화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곧 앞집 개가 맞으니 문을 두드려보라는 연락이 왔다.

앞집은 아내의 전화를 받지도 않고, 내가 문을 두드려도 열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문이 열린 채 살짝 닫혀있었다.

남의 집이라 문을 함부로 열 수도 없고

벨만 계속 눌렀다.


앞집 개라면 도베르만과 케인코르소로 보이는

까만 개들이었다.


아내가 내려가니,

아직 어린 케인코르소는 꼬리를 흔드는데

도베르만은 아주머니와 아내를 향해 마구 짖었다고 한다.


아주머니 말에 따르면

밤에 아들과 함께 편의점에 다녀오는데

갑자기 사냥개 두 마리가 달려들어 놀랐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이미 경찰에 신고까지 해 놓은 상태였다.


앞집 개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개를 많이 키워봐서

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아내는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도베르만을 진정시키고,

아주머니를 안심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앞집 사람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도베르만이 짖는 소리에

온 동네 개들이 함께 짖었고

아주머니는 길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개주인과 경찰을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을 있으려니 앞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마침 경찰도 도착을 했다.


앞집 남자는 부부가 함께 잠이 들었는데

개들이 집을 나갔다고 했다.


현관문 앞에 있는 중문은 여닫이라 밀면 쉽게 열리고

현관문도 자동도어락이 손잡이만 아래로 내리면 쉽게 열리니까

두 문을 거쳐 계단으로 그냥 내려온 것이다.

공동현관문은 개 둘을 인식하고 문을 열었는데

밖에 나온 이 녀석들이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앞집 개 주인은 연신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아주머니와 경찰을 보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번에는 아랫집에 사는 아저씨가 인터폰으로 연락이 왔다.

앞집 개들이 풀려서 돌아다니는데

앞집 사람들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내려가니

이번에는 소방관 아저씨들이 와 있었다.


이미 개들은 다 올라가고 난 후였다.

앞 동에 사는 아주머니는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한 시간여를 갇혀 있다가

소방서에 연락을 한 것이었다.


입주민 여러 명이 내려와 있었다.

벌써 두 번째 발생한 사건에

앞집 개 주인은 중문에 고리를 당장 설치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나 역시 예전에 개 때문에 차에 갇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그 아주머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밤중에 줄도, 입마개도 없이 활보하는

대형견을 만난다는 것은

산에서 짐승을 만나는 일만큼 놀랍고 두려운 일이다.

특히나 도베르만은 생긴 것부터 위압적이다.




도베르만 핀셔


원산지

 독일

 

체고

 암컷 61~66, 수컷 66~71cm


체중

30~40kg


외모

사각형 모양과 근육질의 몸체와 우아하고 귀족적인 외모를 지님


성격

원기왕성하고 주의 깊으며 단호하고 충직하면서 순종적임



도베르만은 영국에서 루이스 도베르만이라는 사람이

경호를 목적으로

목양견, 로크와일러종, 그레이트 데인, 블랙탄 테리아 등을 

교배하여 만든 견종이라고 한다.


미국에 건너가 조금 더 날렵한 모습으로 개량되었으며

특히 꼬리와 귀는 수술을 통해 짧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유럽 종의 경우 조금 더 몸통이 통통하고

미국 종은 좀 더 날렵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도베르만은 거의 미국에서 개량된

날렵한 견종이 많다.


외국에서는 원래 모습을 유지하자는 의견도 많아

꼬리와 귀를 그냥 두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 

꼬리는 생후 일주일 이내

귀는 2~4개월에 수술을 통해 짧게 만든다고 한다.


지금은 초기 목적인 경호나 침임자 제압 등의

목적으로만 키우지 않아

좀 더 우호적이고 순종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외부인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갖는다고 한다.


그래서 새끼 때부터 복종 훈련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도베르만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견이라면 꼭 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다.



찾아보니 6~7월에 개로 인한 사건사고가 많았다.




개로 인한 사건사고


#1. 

615일 오후 1030분께 서울 도봉구 한 주택가에서 

이모(31)씨가 키우던 대형견 도고 아르헨티노와 프레사 까나리오가 행인들을 습격

30대 여성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다른 시민 2명도 각각 개에게 물리거나 넘어지면서 부상.

 

#2. 

77일 오후 9시께 경북 안동시 남선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A(78·)씨가 개에 물려 숨진 채 발견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발견 당시 목에 개에게 물린 듯한 상처가 남아 있었음

그를 공격한 개는 집에서 기르던 풍산개로 확인

풍산개는 목줄이 풀린 채 콧잔등과 입 주위에 혈흔이 묻어 있었고

집에서 30m가량 떨어진 골목에서는 송곳니 1개도 발견.

 

#3. 

712일 오전 1150분께 경기 의정부시 낙양동에서 

정모(77·)씨가 밭일을 하다 대형견 그레이하운드 두 마리에게 공격을 당함

정씨는 심각한 부상은 하지 않았지만

매우 놀라 인근 병원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짐.

 

#4. 

9월 8일 전북 고창군 고창읍 고인돌 박물관 산책로에서 

대형 사냥개 네 마리가 산책을 나온 40대 부부를 공격,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남편은 몸 여러 곳에 이빨 자국

부인은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중상

이 개들은 주민 강모(56)씨가 멧돼지 퇴치를 위해 키운

믹스견들로 사건 당시 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



반려견 1,000만 시대

주인의 통제력을 벗어난 개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대형견도 많이 키우는 추세이다.


미래 유망직업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반려견 행동교육 전문가이다.


이에 발맞춰 통계청은 지난 7월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반려동물 훈련사'를 추가했다고 한다.



반려견 행동교육


우리나라의 반려견 교육은

이 분야의 전문가인 

강형욱씨와 이웅종씨의 훈련방식으로 나눈다고 한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 중인 강형욱 훈련사는

'친구 같은 아버지' 방식으로 개들을 훈련시킨다.


가령, 분리불안을 가진 개를 훈련시킬 경우,

'5-10-7 훈련'을 권한다.

7일간 매일 5초씩 10번씩 떨어져 있는 연습을 하는 식이다.


이웅종씨는 좀 더 '엄격한 아버지' 스타일의 훈련으로

분리불안을 가진 개의 경우,

며칠 동안은 개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개를 안아주지 않고 엄격하게 대하면

개가 눈치를 보고 자기 공간으로 들어가 안정을 취한다는 것이다.

반려견에게 주인의 규칙을 입력한 뒤

익숙해지면 보듬어주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책의 경우에도

강형욱 훈련사는 매일 하는 것을 권하지만

이웅종 훈련사는 주인이 하고 싶으로 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 나와 유명해진 

'시저 밀란'은

강한 무리 본능을 가진 개에게

주인이 우두무리가 되어야 한다며 복종 훈련을 강조한다.


개의 행동을 교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떤 훈련 방식이 맞는지 헷갈린다고 한다.


잠시나마 개를 키웠던 내가 볼 때에도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이렇게 행동 교정이 필요하게 된 걸까?


어느 동물병원 원장의 말이 가장 정답에 가까워 보인다.


  "반려견을 아이처럼 생각하는 집이 늘면서 

최근 몇 년 새 혼내지 않고 개를 기르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

어떤 방식이든 개가 인간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내 의견을 덧붙여보면


너무 일찍 개를 입양해서

부모나 다른 형제로부터 아무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사람 손에만 크면서 너무 예쁨만 받다보니

여러가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것은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이다.


키우는 개를 사랑하는 만큼

다른 개,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충분히 교육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어떤 훈련방식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한테, 우리 개한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훈련을 시켜야

세상에 나갈 수 있다.


특히, 대형견의 경우

주인에게 아무리 순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비주얼로 압도하는 면이 있어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목줄은 필수다.


늘 목줄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반려견 전용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서울시 반려견놀이터


서울시에는

어린이대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내에 

반려견놀이터가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소독을 하고

중소형견, 대형견 놀이터로 나눠 운영한다고 하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대형견의 경우 입마개가 필수,

3개월 이상된 등록된 개라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이러한 놀이터는

앞으로 더 많이 생겨날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서 주인 없는 개를 마주친다면?



큰 개와 마주쳤을 때 대처방법


도베르만이든 호구든

한밤중이든 한낮이든

모르는 개가 갑자기 달려오면


1.

당황하지 말자!


2.

소리 지르거나 노려보지 말자!


3.

가만히 서서 먼산을 본다.

(옆눈으로 개의 행동을 주시한다.) 


4.

개가 냄새를 맡고 돌아가거나 

관심을 덜 보이면

천천히 움직인다.


물론 이것이 잘 안 될 수 있다.

갑자기 덤비는데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최대한 침착하게


'나는 너한테 관심없어!'


라는 태도를 유지하면

돌아갈 것이다.


그래도 안 된다면

이판사판이다.


다만 혹시라도 쓰러지거나

넘어지면

개들이 본능적으로 목을 물기 때문에

양손을 깍지 껴서 목을 감싸야 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개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하나 예외일 수 없다.


우리 동네도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한 번 개한테 놀란 사람들은

작은 개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주인들이 가장 잘하는 말이 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정말일까?


위에 나온 사건에도 있지만

주인을 무는 개도 많다.


반려견 1000만 시대!


이제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무서워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다같이 안심하고

개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참고]

[한국애견협회 애견정보] 도베르만 핀셔

[두산백과] 도베르만 핀셔

[위키백과] 도베르만 핀셔

[NEWSIS] <김정환의 스크리닝> '공포의 대형견', 누가 만드나

[CHOSUN.COM] Why 버릇없는 레오, 어떻게 키워야 맞는 거죠?

[부산일보] 반려견의 핫 플레이스 서울 반려견놀이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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